나의 다이어트_나는 왜 다이어트를 또 하고 있는가?_YTN 주혜민 기자(편성 제작국 제작2팀)

가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말 부럽다가도 얄밉기까지 하다. 나는 물만 먹어도 찌는 체질인 것 같은데 말이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나도 많고 내 위는 야속하게도 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일부러 돈과 시간을 소비하며 운동을 하고, 광고에서 분명 칼로리를 반으로 낮춰준다는 하지만 아직 효과를 본 적이 없는 약을 먹으며 쌓여가는 지방과의 싸움을 한다.
스포츠센터 앞에 쓰여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먹는데 1분 빼는데 1시간, 먹을 땐 만원 빼는덴 100만 원”
이토록 내가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이유 무엇 때문일까?
나빠진 건강이 늘어난 체중 때문이라는 의사의 조언 때문에? 예전에 맞았던 옷이 더 이상 맞지 않아서?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등등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자본주의와 다이어트의 평행이론

주위를 둘러보면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게 보인다. 좋게 보면 예전보다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이 나아져서 자신의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 될 수 있겠는데, 지금 우리 사회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단순히 자신의 상태에 대한 관심 증가의 결과라기보다는 스마트폰의 탄생과 같은 하나의 큰 문화의 변화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의 발전 단계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변하고 그에 따르는 니즈needs가 변할 텐데 그 수요에 맞춰서 공급이 늘어날 테고 공급을 따라 산업도 변할 것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공급에 생산자는 늘어날 것이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고 자본주의의 특성상 금세 공급과잉의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런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모든 집에 냉장고를 갖추게 되자 갑자기 김치냉장고라는 상품이 탄생했다. 물론 주거 양식이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김치를 냉장고 안에 함께 보관하기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아마 모든 집이 냉장고를 보유하게 되고 새로운 냉장고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마치 김치냉장고도 반드시 필요한 가전제품이 되어야 한다는 가전업체의 새로운 수요 창출 노력의 결과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외에 다양한 형태의 IT 기기나 기술들도 물론 사람들의 다양한 사무 환경과 특성에 맞춰서 생산된다는 측면도 있겠지만 과연 100%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서 탄생하고 생산되는 건지 의문이 든다.

YOLO LIFE
“You Only Live Once(YOLO)”를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라고 나온다. 나아질지 모르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지나치게 인내하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지 모르겠으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사람에게는 위험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공급과잉의 구조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 공급이 과잉이 되고, 상품이 창고에 쌓이면 회사는 생산을 줄이기 위해 노동자를 해고할 수밖에 없고, 해고된 노동자들은 소비를 더욱 줄이고 결국 미국 대공황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경제는 오르는 물가를 감수하면서도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금리를 낮춰서 사람들에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소비하고 집을 사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제정책도 한계에 직면하고 자본주의는 사람들의 인식의 틀을 바꾸기 위해서 YOLO라는 문화를 제시한 것이다.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고 전망이 불투명해도 인생은 한 번뿐이니 빚을 내서라도 해외여행을 가라, 이걸 사라, 저걸 사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내세워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출해낸 것이다. 방송과 산업은 결탁해서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이것이 트렌드인양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블로그나 SNS에도 기업들이 광고라는 기존의 방식 또는 사람들의 후기라는 새로운 형태로 사람들이 이렇게 사는 것이 요새 유행이고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서 새로운 소비의 길로 인도한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다이어트 시장은 10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자극하는 방송과 SNS 글들이 넘쳐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상품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고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이어트 시장도 이제 과잉공급에 직면해있으며 앞으로도 YOLO라는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하여 더욱 수요를 창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과연 다이어트의 어디까지가 나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본주의가 창출한 새로운 수요가 나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착각하고 소비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Posted in 2018년 1.2월 호, 격월간 방송기자, 나의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