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저널리즘 혁신의 길 ⑦_미디어 스타트업의 실험_뉴스를 떠난 사람을 잡기 위한 뉴스는 무엇일까-쥐픽쳐스(G-pictures) 국범근 대표, 알트(ALT) 구현모 전 편집장

페이스북이 한국에 들어온 이후 다양한 뉴미디어 실험이 진행됐다.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뉴스를 위해 다양한 뉴미디어 실험을 진행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무엇을 해왔나?

구현모 ALT 전 편집장(이하 구현모) ∷ 일단 『방송기자』를 읽고 계신 분들을 위해 우리가 했던 실험을 간략하게 이야기해보죠.

국범근 G-Pictures 대표(이하 국범근) ∷ 미디어 스타트업 ‘G-Pictures’를 운영하고 있어요.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독자에게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를 풀어주는 뉴스를 만들죠. 최근 시사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이슈 먹방’과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여러 삶의 지식을 말해주는 ‘인생은 실전이야 늅늅아’를 제작하고 있어요. 최근에 공영방송 파업 관련 이슈 먹방을 만들었어요. 조회수가 100만이 넘을 정도로 반향이 컸는데, 그 힘은 제가 공영방송 파업을 잘 몰랐다는 데에 있는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의 관점으로 접근하니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었고, 그 필요를 충족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한 콘텐츠네요.

구현모 ∷ 미디어학부 출신의 대학생으로 기자 지망생이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서 뉴스와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결합하는 실험을 했어요. 2014년에 뉴미디어 매체 미스핏츠를 함께 운영하고, 2015년에 청춘씨:발아, 2016년에 ALT를 운영했죠. 미스핏츠에서 세월호 악플을 읽는 동영상에 출연했고, 취재 프로젝트 다음 스토리펀딩 <‘노답청춘’ 집 찾아 지구 반 바퀴>의 공동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가장 뿌듯한 영상은 2016년 4월 총선 직전에 ‘이런 후보는 뽑지 마라, 진짜’예요. 자격 미달의 예비 후보를 지적하는 영상이었는데 조회 수가 100만 정도 나왔습니다. 내용은 시사 칼럼이었는데 형식이 1인칭 예능 포맷을 차용해서 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왜 뉴스를 만드나?

구현모 ∷ 세상에 다양한 콘텐츠가 많은데, 왜 하필 뉴스를 만들어요?

국범근 ∷ 처음에는 재미로 영상을 만들었어요. 영상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게 재밌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패러디 영상을 만들고, 수능 관련해서 공감 영상을 만들었어요. 근데 차츰 영상에 좀 더 의미를 담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보람찬 콘텐츠를 만들까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한국사를 소재로 한 ‘역사인물 랩배틀’을 만들었어요. 반응도 좋았죠. 그다음엔 10대 친구들의 관점을 담은 토크쇼를 제작했어요. 그때 든 생각이 뉴스였어요. 10대들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막상 그런 소식을 학교에서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 바깥의 뉴스는 어렵기만 했죠. 제가 그 징검다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싶어서 뉴스를 설명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죠.

구현모 ∷ 범근씨와 반대로 전 정말 순수하게 재미로 했어요. 어릴 때부터 뉴스를 좋아했어요. 전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 때문에 YTN을 틀어놓거든요. 근데 거기가 끝이에요. 그 이후론 뉴스를 보지 않아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사는데, 뉴스는 보지 않아요. 커뮤니티 게시물을 보고, 친구들과 대화하는 게 전부에요. 좋아하는 가수의 영상을 보고 그러죠. 제가 머무는 곳에 뉴스가 오질 않았어요. 왜냐면 아예 문법이 달랐거든요. 결국, 뉴스를 떠난 사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있어요. 그때 인터넷 커뮤니티 문법으로 뉴스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뉴스를 만드는 기존 방송사의 가치관이 저랑 맞지 않는 것도 있어요. 방송사와 신문사의 데스크들과 제가 어떻게 가치관이 맞겠어요. 이런 고민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만들기 시작했죠. 새로운 가치관, 새로운 형식으로 뉴스를 만들어보자는 거죠.

어떤 뉴스를 만들고 싶나?

구현모 ∷ 그러면 범근씨는 지금 본인이 바라는 뉴스가 있어요?

국범근 ∷ 전 제 뉴스가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돼주길 바라요. 그래서 ‘어린-어른이 연착륙 플랫폼’이라고 슬로건을 정했어요. 10대 독자들이 사회를 학습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없잖아요. 뉴스는 어렵고, 딱딱해요.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아요.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관점을 만들 수 있게,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친절한 콘텐츠를 만들어주자 싶었어요. 전 제 뉴스가 기존 언론의 대체재라고 생각지 않아요. 뉴스 읽는 근육을 길러주는 콘텐츠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콘텐츠와 뉴스는 아예 다른 리그에 있어요. 언론사는 언론사의 일을 하고 전 10대가 그 뉴스까지 소비할 수 있게 징검다리를 놓는 거죠. 대체재도 아니고, 경쟁자도 아니에요. 상호보완적이죠. 더 좋은 뉴스를 소비하게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게끔 서로 상승하는 관계라고 봐요.

구현모 ∷ 뉴스 읽는 근육을 길러준다는 표현이 좋네요. 전 거기에 더해 대안 제시 기능도 말하고 싶어요. 제가 뉴스에 염증을 느끼는 이유가 하나 있어요. 하나 사건이 터지면 열 몇 군데의 언론사가 다 같이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뭐가 문제다 등 등요. 모두가 저게 문제라고 가리키는데 정작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이야기해주지 않아요. 물론 언론사가 대안을 제시할 필요는 없죠. 하지만 문제점이라고 소리만 드높이는 언론은 지겹기 마련이에요. 시니컬한 사람한테 질리는 것처럼 언론사한테 질리는 거죠. 100 중에 90은 문제 지적에 치중하고 나머지 10을 전문가 멘트 인용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데, 솔직히 “이게 말이야, 방구야”라는 생각이 들죠. 같은 형식의 뉴스가 하루에 수십 개가 쏟아지는걸요. 한겨울에 한파가 오고, 여름에 폭염이 왔다는 기사는 전부 없애고 탐사보도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BBC 등 온갖 언론사는 독자에게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솔루션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는데 한국 언론사는 이제서야 팩트 체크를 이야기하는 게 안타까워요.

미래의 뉴스는?

구현모 ∷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신 기자분들 입장에선 어떤 뉴스를 만들어야 할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국범근 ∷ 이런 인터뷰를 할 때마다 전 항상 친절한 뉴스를 말씀드려요. 솔직히 저도 영상을 만들 때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나 고민해요. 하지만 그럴 때 절대 독자를 힐난하지 않아요. 최대한 풀어 설명하려고 해요. 길이와는 관련 없어요.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쉬운 뉴스는 표현을 쉽게 하고, 최대한 풀어쓰는 뉴스라고 생각해요. 제 콘텐츠만 보더라도 조금씩 길이가 길어져요. 설명하다 보면 부연 설명이 붙고, 그러다 보면 길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독자에게 친절히 다가가는 뉴스를 봤으면 좋겠네요.

Posted in 2018년 1.2월 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_저널리즘 혁신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