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저널리즘 혁신의 길 ②_인터뷰-본부장에게 듣는다_“플랫폼, 포맷, 내러티브 모두 혁신해야”_MBC 정형일 보도본부장_남상호(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 간사)

일시  2017년 12월 28일
인터뷰 및 정리  남상호(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 간사)

 

혁신의 첫걸음은 신뢰 회복

오늘 이 자리는 혁신을 묻는 자리입니다만, 사실 MBC에서는 혁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동안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해 MBC 뉴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시청자 신뢰 회복의 첫걸음은 철저한 자기반성일 것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MBC 뉴스는 사실상 흉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MBC 뉴스데스크>는 정상화 첫날에 세월호 보도, 그다음 날엔 국정농단 보도를 대표적인 사례로 삼아 깊이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시청자께 사과했습니다.
물론 반성만 한다고 해서 신뢰 회복이 되는 건 아닙니다. 또 하루아침에 신뢰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이럴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권력과 자본을 견제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대변하는 게 기본일 것입니다. 이 원칙에 충실하면서 시민과 소통하는 뉴스, 시민에게 응답하는 뉴스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지금 복귀한 보도국 기자들 대부분이 6년 가까이 공백이 있어서 모든 게 낯설다고 말합니다. 당분간은 어쩔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뉴스 포맷을 포함해 모든 틀을 바꿔보려는 기자들의 의지가 아주 강합니다. 앞으로 보도국 뉴스혁신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입니다. 올 3월 봄 개편쯤이 되면 MBC 뉴스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취재력, 경쟁력, 전달력

뉴스 혁신팀에 관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혁신의 모습은 플랫폼이나 전달 방식 등 다양한 단계마다 의미하는 바도 다를 것입니다. MBC 뉴스에서 혁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MBC 뉴스에서 플랫폼과 전달 방식, 내러티브 모두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뉴스 플랫폼의 경우, 기존의 지상파 중심에서 벗어나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병행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뉴스는 아무래도 젊은 층을 겨냥하는 게 바람직하겠지요. 따라서 뉴미디어뉴스국의 엠빅뉴스 같은 소셜 미디어용 창작물 제작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나아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도 연구해야 합니다.
둘째, 전달 방식도 이른 시일 안에 과감히 바꿔야 합니다. 과거 1분 20초짜리 뉴스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이제 가장 뜨거운 이슈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또 거기에 얼마나 집중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 이슈에 10분, 20분을 넘어 시간제한을 두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셋째, 내러티브의 혁신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단순하고 짧은 기사는 이미 생명이 끝났습니다. BBC 뉴스의 리포트가 길어지고 뉴욕타임즈의 기사가 길어지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리포트가 길어지려면 그것을 흡인력 있게 전개하는 스토리텔링의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앞으로 명품 리포트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체계적인 사내 교육을 검토할 생각입니다.

단기적으로 뉴스데스크는 일단 기존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되찾는데 집중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기존에 MBC에서는 볼 수 없던 탐사보도, 보도제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모습이 될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건 ‘영업비밀’인데요…(웃음) 대략의 상을 말씀드린다면 보도국은 기존 기획취재부 대신 탐사보도부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탐사보도부는 과거의 단발성 보도에서 벗어나 더욱 심층적이고 연속성이 있는 뉴스를 많이 발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뉴스 발굴은 탐사보도부에 한정된 게 아닙니다. 보도국 전체 기자가 언제든 탐사보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보도제작국은 과거 <시사매거진 2580>과 <100분 토론>을 대체할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프로그램이 과거 MBC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한 건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의 취향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시청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1월 중에 파일롯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MBC 뉴미디어의 혁신 방안은?

지난 몇 년간 MBC 뉴스의 콘텐츠 혁신은 제자리를 걸어오거나 후퇴했습니다. 특히 뉴미디어는 경쟁사에 비해 훨씬 뒤처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뉴미디어 뉴스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는 무엇입니까?
뉴미디어뉴스는 지상파 3사 중에서 MBC가 가장 취약합니다. 과거 MBC는 뉴미디어뉴스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제 달라질 겁니다.
먼저 이번 인사에서 뉴미디어뉴스국에 기존의 두 개 부部외에 ‘마봉춘 미디어랩부’를 신설했습니다. 아직까지 여력이 없어서 우수한 인력들을 많이 배치하지 못했지만 차츰 훌륭한 기자의 배치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또한 뉴미디어뉴스국에 대한 올해 예산 지원을 대폭 늘려서 좋은 성과를 독려할 생각입니다.
현재 뉴미디어뉴스국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디자인을 포함해 모든 틀과 내용을 확 바꿔서 시청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뉴미디어뉴스를 기대해봅니다.

뉴스 독자와 구성원의 목소리 열어놔야

뉴스 주제를 선정하는 방식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출입처 위주의 뉴스 생산은 정보 공급자 위주의 시선에서 뉴스를 제작하는 것이라는 지적이죠. 시청자의 관심사, 시청자들이 알아야 할 사안을 중심으로 조직과 업무를 재편해야 시청자 중심의 뉴스를 생산하는 혁신이 가능할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출입처 중심의 기존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사안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조직의 전면적 개편은 뉴스 형식과 맞물려 있습니다. 기본적인 스트레이트 뉴스는 시청자들이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란 전제 아래 메인뉴스의 틀을 ‘심층 분석뉴스’ 중심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스트레이트와 ‘심층 분석뉴스’를 적절히 혼합할 것인지 등의 형식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큰 이슈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원칙은 모두가 동의하기 때문에 보다 세부적인 형식을 정하면 조직개편의 방향도 잡힐 것입니다.
둘째, 출입처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주요 정책과 미래 발전 계획이 행정부처에서 나오고, 이를 견제하는 입법부와 사법부도 뉴스의 아주 중요한 근원지이기 때문에 기자들이 끊임없이 체크를 해야 합니다.

혁신은 새로운 소비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TV 뉴스를 떠난 사람들, 젊은 세대의 뉴스 외면, 모바일 위주의 뉴스 소비 방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작년 촛불정국을 거친 뒤 모든 분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참여 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뉴스에 대한 수요도 한층 늘어났고요. 따라서 시청자들의 관심거리를 얼마나 잘 선택해서 얼마나 친절하게 제공하느냐가 관건이겠죠. TV 뉴스는 심층 분석 중심으로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모바일은 속보나 스트레이트 전달과 함께 시청자들과의 즉각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MBC 구성원들의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혁신을 위한 구성원들의 아이디어 수렴과 실행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자율성을 보장해야 구성원들이 창의적인 방식으로 뉴스를 생산하면서 혁신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뉴스 혁신에 대해선 어떤 제한도 없습니다. 우리가 복귀하기 전에 MBC 기자회와 노동조합 차원에서 뉴스 혁신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의견들을 보도국 뉴스 혁신팀에서 살펴볼 겁니다. 또 앞으로도 혁신팀의 창구를 열어놓고 기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것입니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겠습니다. 뉴스 혁신에 대한 의견은 언제든 환영이고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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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2018년 1.2월 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_저널리즘 혁신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