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회 기획보도부문_타워크레인 참사 그들 왜 죽어야했나 _YTN 이연아 기자

 

지난달 10일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정부가 연이어 발생하는 타워크레인 사고를 막기 위해 ‘타워크레인 작업 위험 경보’까지 발령해 특별 관리 감독을 진행한 지 한 달 만에 또 벌어진 사고입니다. 반복되는 사고, 무엇이 문제인지 단발성 보도가 아닌 심층적 보도가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전국 공사현장을 다니며, 현장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노후화된 장비, 허위 연식으로 등록된 수입 타워크레인, 불량부품이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부터 공사현장의 관리 감독 문제점, 인력배치, 작업교대 및 쉬는 시간 등을 확인했습니다. 현장은 늘 변수가 많았고 접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은 많았습니다. 긴 현장 취재 끝에 결론이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보여주는 문제점은 너무나도 명확했습니다.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취재를 위해 정부, 국회뿐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며 수차례 사실확인 등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적 한계도 발견됐습니다. 과거 타워크레인을 철 구조물로 분류해 고용노동부에서 관리하다 2008년부터 인력은 고용노동부, 타워크레인 건설기계는 국토교통부가 관리하게 됐는데 이러한 정책 변화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켰는지 취재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또 정부가 지난 5월 24일 최초로 타워크레인 작업 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집중 교육과 단속이 이어졌지만, 한계가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취재의 시작은 타워크레인 사고였지만, 결론은 한국의 건설업이었습니다. 노후화된 장비, 불량부품 사용, 부족한 인력, 허술한 관리 감독 등 수많은 문제들의 발생 원인은 건설업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와 다단계 하도급, 이 두 개의 제도가 위험의 외주화를 불러왔고, 현장 노동자들은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입니다.

 

보도 이후 정부는 최초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없었던 타워크레인 사용 연한을 만들었습니다. 사용 연한을 20년으로 제한하고 허위 연식 등록 타워크레인에 대한 제재 강화, 원청과 임대업체 등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이 대책이 반복되는 참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갈 길이 멉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 죽고 나서 기사를 씁니다. 공사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다가 사고가 터지면 언론은 그제야 보도합니다. 심지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들을 보도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기 전, 다치기 전에 보도할 의무는 없는 것인가? 타워크레인 참사를 취재하면서, 이 보도물을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사람이 죽기 전, 다치기 전에 보도할 의무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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