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회 이달의 방송기자상 심사평

KBS와 MBC가 파업으로 추천작을 내지 못한 가운데, 제109회 이달의 방송기자상은 뉴스 5편, 기획보도 5편, 지역 뉴스 4편, 지역 기획보도 6편 등 모두 20편이 추천되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추천작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와 토론을 거쳐 뉴스 1편, 기획보도 2편, 지역뉴스 1편 등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먼저, 뉴스 부문에서는 이영학 사건을 다룬 세 편이 치열하게 경합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이들이 단순강력사건보도에 그치지 않고 실종사건에 대한 대처방안의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세 언론사는 서로 비슷하거나 각기 다른 내용의 연속보도로 이 사건을 다루었는데, 먼저 SBS는 피해자 부모를 가장 먼저 접촉해서 경찰이 은폐하려는 부분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YTN은 보도시점은 늦었지만 후속보도를 충실히 해나가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MBN은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를 가장 빨리 짚어내고 관련 보도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각사의 보도가 제각기 특장점이 있다 보니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의 토론이 이어졌지만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고심 끝에 표결을 거쳐 어렵게 MBN을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실종 신고 당시 경찰이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실종자의 죽음을 막았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이 경찰의 초기 대처 미흡에 있다고 본 것입니다. 선정적, 자극적 요소가 많은 강력사건임에도 세 언론사 모두 비교적 절제된 보도를 한 것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SBS의 경우, 피해자 부모의 연락처를 입수했음에도 결코 인터뷰를 서두르거나 압박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려준 것에 대해 많은 칭찬이 있었습니다. 한편, SBS의 <금융위, 이건희 차명계좌 과세 가능 연속보도>와 <이재용은 왕세자 등 청와대 문건 연속보도>는 사안 자체의 중요성은 크지만 기자의 취재로 인해 밝혀진 부분이 많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언론사들이 꺼려하는 삼성 관련 사안들을 ‘과감히’ 보도하는 SBS의 용기는 단연 모범적이라 할 만합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뉴스타파의 <국회개혁-표절 정책자료집 검증 연속보도>와 YTN의 <타워크레인 참사 그들은 왜 죽어야 했나>가 함께 선정됐습니다. 뉴스타파는 수년간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방대한 자료 확보와 데이터저널리즘을 접목한 면밀한 전수분석으로 나름의 독특한 전문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이번 보도 역시 단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의 ‘충격적’ 실태를 밝혀내고 관행의 개선을 촉발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더욱이, 실태를 밝혀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해당 국회의원 전원을 일일이 접촉하여 확인했다는 점, 문제를 과장하지 않고 밝혀진 사실에만 기반하여 담담하게 보도를 이끌어갔다는 점 등에서 투철하고 노련한 기자정신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또한 우리 언론에서는 취재원이 불편해하는 민감한 질문은 안 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런 관행을 탈피하여 국회의원이라는 중요 취재원들에게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의 자세를 반드시 본받아야 한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한편, YTN의 보도는 그동안 단신보도로 그치곤 했던 타워크레인 사고를 집중 점검하여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하도급 병폐를 구조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소 느슨한 내용 전개가 아쉬움으로 지적됐지만, 사건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고질적 문제의 개선을 위해 현장을 누비며 발로 뛴 보도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뉴스는 YTN강릉의 <엿새 내내 나포 몰랐던 해경>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타 언론사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기자는 해경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문제를 파고들었고, 그 결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해경의 나태와 무능을 밝혀내고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기획보도에서는 수상작을 내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돋보이거나 새롭거나 한 보도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 심사위원회의 결론입니다. 울산MBC의 <밍크고래의 춤>은 잘 만든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밍크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의욕적으로 담으려다 보니 오히려 주제의 일관성이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2박3일 간의 지리산 종주를 생중계한 YTN경남의 <국립공원 50주년, 지리산을 가다>는 기술의 발전이 저널리즘의 새로운 양식으로 접목된 사례라고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내용이나 완성도 면에서 그 이상의 의미는 찾기 어려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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