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_당신의 첫 번째 나눔은 무엇이었나요?_SBS 이슬기 차장 (뉴미디어국 뉴미디어 제작2부)

뉴스의 본질은 사회공헌과 닿아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사회공헌(Social Contribution)과는 다르다. 일방적으로 베푸는 사회공헌 방식은 이제 트랜드에서 멀어졌다. 제3세계 국가 아무개에게 가축을 살 수 있는 돈을 빌려주고, 자립에 성공하면 수익을 돌려받는 ‘크라우드펀딩(http://www.kiva.org)’이 생겨났고,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결과물을 받는 지속 참여 가능한 사회공헌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믿을 수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뉴스’라고 생각했다. 뉴스라면 후원한 금액의 집행 결과도 빠르게 참여자들에게 피드백 할 수 있었다. 이런 취지에서 SBS 뉴미디어국은 2015년 겨울 뉴스를 사회와 연결하는 참여형 펀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공공재인 성격을 띠고 있는 미디어의 사회공헌은 다양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 겨울시즌 잠시 운영하려고 했던 파일럿 프로젝트는 뉴스를 통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SBS 나도펀딩>(http://nadofunding.sbs.co.kr)으로 발전되었다. <나도펀딩>은 시청자가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사연이나 참여하고 싶은 이야기에 PC나 모바일로 바로 펀딩을 할 수 있게 한 시청자 참여형 뉴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8뉴스’와 뉴미디어뉴스 끝에 크라우드펀딩 내용과 사이트를 알리고 모인 금액은 뉴스의 주인공(또는 해당 이슈)에 후원한다. 이렇게 모인 금액은 협약을 맺은 비영리단체들1)이 집행하고 결과를 SBS에 매월 공개한다.

뉴스 초보, ‘기버Giver’가 되다
<나도펀딩>2)의 첫 성공 아이템은 가난으로 추운 겨울, 난방도 변변치 않은 곳이 사는 에너지 빈곤층에 시리즈였다. 밥과 얼어붙은 새우젓으로 끼니를 때우며 강원도 추운 방에 홀로 지내는 할머니는 연락이 닿지 않는 자식이 있어 국가의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펀딩 프로젝트를 뉴스에 접목하는 기획을 하면서 아이템의 기준으로 잡았던 것은 도움도 필요하지만 사회적으로도 인식이 필요한 사례였다. 취재기자에게 연락해 취지를 설명했다. 자신의 아이템 끝에 펀딩을 알린다는 것이 낯설고 혹은 불편했겠지만 그는 동의를 했고 펀딩이 시작되었다.
뉴스는 겨울철 복지의 사각지대를 잘 보여줬고 많은 시청자가 메일을 보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100만 원 500만 원을 쾌척하는 개인기부자들도 나타났고 무주까지 찾아가는 봉사자도 있었다. 취재기자는 예상치 못했던 시청자들의 호응에 신기해했다. 기자와 나도펀딩팀은 모금액에 지분이라고는 하나 없으면서도 연신 최고가를 경신하는 내 주식 살펴보듯 시간마다 오르는 남의 돈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SNS로는 뉴스에 공감하는 댓글과 공유가 이어졌고, 펀딩 결과와 답지한 온정을 속보로 ‘8뉴스로’에서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뉴스가 아젠다를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작은 대안을 줄 수 있는 모델이었다. 사회이슈 전체에 대한 해법은 아니지만, 뉴스 아이템을 지원할 수 있고 시청자의 응원으로 뉴스제작에 힘을 더했다. 스브스뉴스로 시작된 신발 깔창 생리대, ‘8뉴스’로 보도된 아동 학대를 받다 파이프를 타고 탈출한 소녀 등 펀딩 아이템도 늘어갔다. 시청자들은 ‘SBS뉴스’ 만든 뉴스 크라우드펀딩에 신뢰감을 갖고 참여해 주었다.
지난해 10월 <순간 포작 세상에 이런 일이>와 스브스뉴스로 제작한 신경섬유종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네이버 해피빈과 이중으로 펀딩을 진행했는데, 2시간 만에 나도펀딩과 네이버 해피빈 서버가 모두 폭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루아침에 3억 원, 3일 만에 10억 5천만 원의 후원금이 모여 국내 크라우드펀딩 단 건 최대액수모금이 되었고, 방송과 뉴미디어 그리고 포털의 협업 CSR 모델이 됐다. 모바일 참여방식과 뉴미디어뉴스는 실시간으로 참여하고 공유하며 의견을 말하고 싶은 SNS 사용자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졌다.

뉴스로 펀딩하는 까닭은?
“굳이 더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뉴스, 조금 더 본질에 가까운 한 꼭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나도펀딩>은 아직 프로젝트에 따라 금액이 들쑥날쑥 하기는 하지만 아이템당 평균 1천만 원 정도 펀딩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함께 하고자 하는 파트너들도 생겨나고 있다. 펀딩이 더딘 프로젝트에는 SBS 임직원이 모은 사회공헌 금액을 보태기도 한다. 뉴스소비자와 뉴스제작팀 그리고 조직원들이 참여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뉴스나 모금방송과 달리 나도펀딩의 참여연령 비율은 18-24세가 가장 많은 40%를 차지하고 다음은 25-34세로 30%를 차지한다. (구글 애널리스틱스 기준) 그렇다면 나도펀딩은 뉴스를 접한 누군가의 첫 사회참여 플랫폼일 가능성이 높다.
기자들은 가장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만날 수 있는 최초의 목격자이며 발견자이다. 기자의 의무이자 소명처럼 여겨지는 날카롭고 정의로운 시선, 거기에 따뜻한 시선이 더해진다면, 누군가에겐 사회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았다는 소속감을 그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첫 번째 사회참여의 고귀한 경험을 선물할 수 있지 않을까? 안타까운 사건들로 이른바 ‘기부 포비아’가 번져 더 추워질 것 같은 이 겨울, 따뜻한 시선 속에 담겨 올 기사들을 기다려 본다.

 


1) 환경재단, G파운데이션, 어린이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2) 2014년 파일럿 펀딩은<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이란 타이틀로 시작되었다.

Posted in 2017년 11.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별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