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호 기자의 포토에세이_노루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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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역에서
서경호ⓒ 2017.6.27

노루발 추억…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는 시장통 옷집에서 일감을 받아와
한복을 만들어주는 삯바느질을 하셨다.
솜씨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특별히 어머니께 부탁하는 손님도 꽤 많아졌다.

어린 녀석이 숙제를 한답시고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있으면
드르륵거리는 재봉틀 소리는 자장가 되어 먼 귓가로 들려왔다.
가끔씩 섞여 들리는 작은 한숨소리와 함께…

지금은 연세가 있으셔서 예전의 바느질 솜씨를 볼 수는 없지만
어머니의 재봉틀 소리는 희미한 기억 저 편에서 아련히 들려온다.

재봉틀 노루발은
제자리걸음인데

달려간 거리는
멀기도 하다

옷 한 벌이 만들어지고
옷 두 벌이 만들어지고

그리고
또…

엄마의 거친 손과 함께
잠 쫓는 밤 길이만큼…

SBS A&T 서경호 부국장(영상취재팀)

※ 노루발 : 재봉틀의 톱니 위에서 바느질감을 알맞게 눌러주는 부품

 

 

Posted in 2017년 9.10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서경호 기자의 포토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