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 ⑥_돌마고 불금파티_늘어나는 파티 참석 인원을 볼 때면 ‘감개무량’_손수민 (이화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4학년)

“기자님, 이거 좀 드시면서 하세요.”
누군가 내 팔 앞으로 팥빙수를 들이밀었다. “아, 이거마저 찍고 좀 이따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당황한 나는 기자가 아니란 사실을 밝히지도 못한 채 양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뻣뻣하게 서 있었다. 조합원으로 보이던 그녀는 내 발 언저리에 빙수를 두고 갔다. 2시간여의 파티가 끝난 뒤 카메라를 정리하다 빙수를 발견했다. 먼지 섞인 따뜻한 물이 된 팥빙수를 그릇째 들고 마시며 생각했다. ‘난 왜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이렇게 아마추어인 거 티 내나.’ 지난 7월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첫 돌마고 불금파티 때의 내 모습이다.

저널리즘 스쿨에서 공부하는 나는 (아직) 기자가 아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에 관심이 있는 기자 지망생 중 한 명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은 원래 방송사에서 취재를 하지만, 방송사가 문제에 처해 있으니 이를 취재할 사람이 많지 않았다. 기자 지망생은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내가 나설 때인가.’ 시민과 방송사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자는 거창한 목표를 갖고 나는 공영방송 이슈를 취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불금파티 때만 해도 취재진의 수가 적었다. 카메라를 다루거나 노트북으로 부지런히 타이핑하는 사람들을 취재진으로 어림잡으면 그 수는 10명 안팎이었다. 영상뉴스를 만들겠다며 카메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나 같은 시민이 기자로 불리기에 무리가 없는 환경이었다. KBS와 MBC가 총파업에 들어가기 두 달 전이라 아직은 이 이슈가 기삿감이 안 되는 듯 했다. 문제는 불금파티에 참가한 사람들도 90% 이상이 언론노조 조합원이란 점이었다. 영상뉴스에 들어갈 시민 인터뷰를 따려는데 시민이 없어서 인터뷰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를 설명하고, 그래서 인터뷰를 부탁드린다고 말하면 대부분 내게 “좋은 일 하시네요. 저는 KBS 조합원이에요”라 말하며 웃어주었다. 그러던 돌마고 불금파티가 8회, 9회째 접어들며 참여 인원이 약 1,000명으로 늘어났으니, 내 감회도 남달랐다. ‘이젠 시민들께 인터뷰 부탁드리기도 쉽겠구나’ 싶어서. 아, 나는 뼛속까지 기자 지망생인가 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내가 어떤 뉴스를 만들었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겠다. 기자지망생을 교육하는 프론티어 저널리즘스쿨의 ‘스토리오브서울’이란 웹사이트에서 그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공영방송 이슈에 관심 있는 다른 학우들이 쓴 기사도 있다. 그 기사를 홍보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들도 계속 이 이슈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할 테니, 공영방송 독립을 위해 힘쓰시는 언론인 분들께서도 끝까지 용기를 잃지 마시라는 거다. 앞으로도 때로는 기사로, 때로는 돌마고 불금파티 참여로 공영방송 문제에 함께 하겠다.

Posted in 2017년 9.10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