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 ④_파업 현장에서_저널리즘의 기본을 다시 배우기 위해_MBC 이덕영 기자 (기획취재부)

#1. A를 처음 만난 건 신입사원 연수 직후였다. 부서를 돌며 직무 교육을 받던 중 보직 부장이었던 그와 밥을 먹게 됐다. 생생한 취재 경험담 대신 이런저런 잡담을 한참 동안 늘어놓던 그는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5.18은 북한군이 광주에 침투해 일으켰던 거야.”

그의 표정은 순수했으며 진심이 가득했다. 어처구니없던 그 만남 뒤 그가 보여준 행보는 과연 기대 대로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승객 전원 구조 보도가 잘못됐다는 현장 기자들의 보고를 묵살했다. 방송에 나와 공개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했다. MBC 보도 참사의 뒤에는 그가 있었다.

#2. 수습기간이 끝나자마자 나와 동기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노조에 가입한 날 밤, 살인사건 현장에 나가 있던 내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현장 CCTV를 못 구했는데 어쩌나 하는 걱정 속에 전화를 받았다. 뜻밖에 라인 1진 선배가 아닌 취재센터장 B였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왜 노동조합에 가입했는지, 선배들의 압력이 있었는지 거듭 물었다. 답할 말을 찾기가 어려웠다.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노조 가입에 대해 왜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후 그가 진행하던 MBC의 간판 토론 프로그램에선 편파적인 진행에 항의하며 패널이 녹화 도중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A와 B는 그렇게 MBC 보도국을 이끌어 온 주역이었다. 그들에게서 제대로 된 저널리즘을 배우는 건 불가능했다.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불의에 분노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은 그들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자유, 민주, 인권 같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에 대한 이해도 없었다. 사회적 감수성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저널리즘의 기본을 갖춘 공영방송 기자로 거듭나는 것. 이 파업에서 우리가 승리해야 하는 이유다.

 

 

 

 

Posted in 2017년 9.10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돌아와요. 마봉춘.고봉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