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 9.10월 호_편집자 노트

이번 호 편집자 노트에는 다른 분의 말씀을 옮겨 적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9월 8일 저녁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돌마고’ 집회에서 세월호 유족인 예은 아빠 유경근님이 KBS와 MBC 기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박성호 편집위원장(MBC 해직기자)

 

“여러분들이 공정한 언론, 언론의 독립성을 쟁취하려고 이렇게 파업을 하겠다는데 왜, 지지할 수 없다는 시민들이 있을까요?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망가져버린 언론의 피해자는 여러분들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 예은이 아빠인 나이기 때문입니다.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건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라, KBS·MBC 보도본부장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저희가 영정을 들고 KBS 찾아갔을 때, 그 앞에서 울부짖을 때 과연 KBS 여러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몰래 와서 대신 미안하다고 얘기한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있었습니까?
제가 파업을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의 파업을 열심히 지지하는 건, 여러분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 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여러분들 파업을 성공하고 공정언론을 따낸 이후에 어떻게 하실 겁니까? 여러분들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세월호 참사 보도는 정부 얘기를 사실 확인도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쓰고, 세월호가 침몰한 그날 저녁 뉴스에 사망보험금을 이야기하고, 특조위 시행령을 폐기하라고 안산에서 광화문까지 영정 들고 행진할 때 여러분들은 정부의 배 보상금 이야기만 보도해 왔습니다.
당연히 고쳐야죠. 앞으로 그렇게 안 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단지 거기서 멈춰선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건, 여러분들 공부하십시오. 분석하고 비판하십시오. 에어포켓 존재한다는 이야기, 언론에서 하도 떠벌려서 속았습니다. 해경이 이야기할 때 어느 누가 에어포켓 거짓말이라고 이야기한 사람, 누가 있습니까? 세월호 선수 삐쭉 튀어나와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해경 그 위에 기어 올라가서 망치로 두들깁니다. 그 안에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 대화하려고 두드렸답니다. 거짓말이잖아요. 쇼잖아요. 해경청장이 유가족들 하도 난리치니 그 쇼라도 하라고 지시해서 그렇게 한 거 아닙니까? 거기에 사람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그 장면을 영상을 내보내면서 마치 해경이 목숨 걸고 구조하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왜 그것을 비판하고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중략)
보이는 것 그대로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거짓과 위선과 모략, 그 책략까지 들여다보고 보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사실 보도라고 하는 그 중립성 뒤에 숨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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