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MBC 구성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MBC 보도국 취재기자 81명이 오늘부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취재기자의 제작 거부는 보도국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됐다. PD수첩과 시사매거진2580 그리고 영상기자회와 콘텐츠제작국에 이은 다섯 번째 제작 거부 선언이다. 자발적 결의를 거쳐 들불처럼 번지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은 MBC 사측이 그동안 얼마나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고 부당한 지시를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또한 더 이상은 부끄러운 뉴스를 만들 수는 없다는 기자들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제작 거부를 선언한 기자들은 “세월호 유가족을 비웃고, 촛불 혁명을 외면하고, 태극기 부대를 과장했다”며 “사실에 눈감고 진실에 입 닫은 지난 9년간 MBC 저널리즘은 처참하게 부서지고 망가졌다”고 통렬히 반성했다. 일방적 주장과 왜곡된 시각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타고, 공영방송이라기보다 경영진의 사유물쯤으로 전락한 MBC에서 상식을 가진 언론인이라면 더 이상 뉴스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파업 참여나 노조 활동 여부에 따라 영상 취재기자에게 ‘등급’의 낙인을 찍는 ‘블랙리스트’까지 존재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다양성을 부정하고 생각의 차이를 차별과 배제의 근거로 삼은 행위는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중대 범죄이자 언론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고백과도 같다.

이제 MBC 저널리즘의 재건과 복원은 뉴스 제작의 최전방인 보도국에서 시작돼야 한다. 왜곡과 편파로 점철된 김장겸 사장의 뉴스 장악에 종지부를 찍고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정의로운 여정에 앞장서야 한다.

급격하게 몰락한 MBC의 모습은 이 땅의 공영방송이 처한 현실의 압축판이다. MBC 구성원들의 투쟁은 MBC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열망하는 모든 언론인과 국민이 함께하는 투쟁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언론 적폐 세력에 맞서 일어난 MBC 구성원들의 결정을 지지하며, 이 싸움에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새롭게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에 요구한다.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MBC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책임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에게 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MBC의 공정성 훼손을 수수방관해 온 방문진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 회복’을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방통위의 의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자 방송 개혁의 첫 단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7811
방송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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