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회 지역보도부문 기획보도상_’세계 최대원전, 누가 만들었나?’_울산MBC 설태주 기자

신 고리 원전 5.6호기 무엇이 진실인가?

 

울산광역시에 있는 신 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국가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계속 건설해야 된다는 측은 이미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갔고 원전시장을 해외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며 법적 소송과 대정부 항의 등 강경한 입장이다. 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측도 원전이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에 탈핵만이 답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언론은 연일 양측의 입장을 단순히 전달하거나 혹은 자사의 편집 방향에 따라 한쪽 편에 더 무게를 두고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언론이 사명인 사회 통합에 기여하기보다 오히려 국론 분열에 앞장서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세계 최대 원전 단지 고리원전 조성 과정 문제점 단독 보도

 

신 고리 원전 문제를 취재하는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에 접근하기로 했다.

신 고리 5,6호기가 들어설 고리원전은 원자로 10기가 한꺼번에 모여 있는 세계 최대 원전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원전에 사고가 났을 때 피해 예방을 위해 대피해야하는 최소한의 거리인 비상대피구역에는 382만 명이 살고 있다. 원전밀집순위 세계 2위인 캐나다 브루스 원전의 3만 명과 비교해도 인구수가 130배 이상 많다. 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만약 사고가 나면 국토 동남권의 주요 산업단지 가동이 멈추면서 국가 경제 전체에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이 된다.

 

원전밀집단지의 문제점을 취재하기 위해 원전 찬반 양측의 주장과 비교적 중립적 입장의 원전전문가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수천 쪽에 이르는 각종 전문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워낙 전문용어가 많다보니 이해가 얼른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할까도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원자로 위험시설 분산을 위해 9곳의 원전건설부지 건설계획이 있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기존 원전부지에 원전을 몰아짓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안전성 기준은 철저히 무시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전 당국이 미국 법을 준용한다면서 거리규정을 변칙 적용해 원자로 반경 4km까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했다. 안전을 위해 사막이나 호숫가에 원전을 짓는 미국의 원전규정을 준용하면서 인구중심지로부터의 거리까지 무시하고 적용한 것이다.

 

원전 입지 선정 과정의 문제점과 밀어붙이기식 원전 개발

 

주목해야할 것은 고리 원전 건설과정에서 주변 주민들의 권익이 철저히 무시돼 왔다는 사실이다. 주민들은 1970년대 원전 건설이 시작될 당시부터 마을이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경제발전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지금 주민들이 원전 건설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그동안 억눌린 생존권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가 강하다.

갈등 일변도로 진행 중인 원전 국가 정책도 큰 그림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해법이 쉽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무보다 숲을 봐야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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