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식 기자의 건강 이야기_기자들의 ‘짜증·분노’ 조절장애 극복 방법은?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노래 첫 가사는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없어…’로 시작한다. 기자생활하면서 아이템 ‘총’을 맞을 때마다 이렇게 와닿았던 노래가 있던가? 기자의 숙명이기도 한 ‘총’을 맞으면 ‘팩트체크하느라’, ‘섭외하느라’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총에 대한 한 개인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수긍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납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마다 보는 관점과 사고의 전개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각각의 사안에 대한 정당성은 논외로 하고 감정의 변화만 주목해보자. 총 맞았는데, 기분 좋은 사람이 있을까? 짜증이 나고 부정적 기운이 팽배해지기 마련이다. 자기합리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성과 감정의 괴리가 커진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어느 순간 폭발하기 마련이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뿐, 분노를 조금씩 풀지 않으면 곪아 터지거나 우울의 깊은 수렁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다.

분노조절 조장하는 ‘경쟁 사회’
분노조절장애는 누가 취약한가? 나라고 예외일 순 없다. 경쟁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한국 사회가 경쟁이 심하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언론사만큼 속보경쟁이 치열한 곳도 없다. 마음에 여유가 없고 다들 쫓기며 살아간다. 과도한 지시를 받거나 낙종을 하기라도 하면, 입에선 온갖 욕들이 튀어나온다. 이 정도면 애교로 봐줄 수 있다. 혹자는 분노로 몸서리치며 순간 흥분해 사표를 내거나 애꿎은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체적으로 본인의 심리상태가 조직 내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화를 분출하는 게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많이 압박된 상태로 쌓여 있다 나중에 한꺼번에 표출되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렇게 환경적 요인 말고도 내적 요인도 있다. 분노조절에 취약한 정신적 요인이 있는 사람은 똑같은 조건에서 남들보다 화를 더 잘 내기 쉽다. 분노조절이 안 되는 인격 장애 패턴도 있다. 어렸을 때 흔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이른바 ADHD가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충동조절이 안 되는 양상으로 표현이 될 수 있다. 이 경우엔 정신과적 개입이 필요하다.
사실, 사회가 분노조절 수치를 낮춰주는 여유로운 환경 조성이 된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다. 성취나 성과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보다는 개인의 마음 상태나 스트레스 요인들까지 살펴봐주는 이상적인 사회 말이다. 분노가 쌓여 폭발하기 전에 소소한 일상 속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짜증과 화를 풀 수 있다. 요즘 직장 내 직원들의 정신적 안녕을 위한 심리상담 서비스가 늘고, 직장 내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는 기업들이 느는 걸 보면 마냥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짜증과 화가 밀려올 때… 나를 알고 너를 알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조직 내에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기감정을 분노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 남과 다른 나만의 생각을 그냥 평온한 상태에서 표현할 수 있는 내공이 필요하다. 평상시에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고 내가 갑작스레 화가 났다면, 그것이 어떤 과정에서 그런 분노라는 결과를 만들었는지 관찰해야 한다. 이럴 때 일기만 한 것이 없다. 요즘 스마트폰에 ‘일기장앱’들이 수두룩하다. 따로 다운로드하지 않더라도 기본 ‘메모앱’을 활용하면 된다. 언제 어디서든 내 ‘속마음’을 글로 적어보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역사는 반복된다. 똑같은 상황이 닥칠 때, 기가 막히게 똑같이 반응하는 자신을 보면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사실 분노조절은 자신만 들여다봐선 해결되지 않는다, 주변 동료들의 감정을 살피고 들어줄 수 있을 때, 자신의 마음도 치유될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분노게이지를 낮출 수 있다.

분노 폭발 시 ‘당장 자리뜨기’, ‘3분 참기’
그렇다면 통제되지 않는 분노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 속에 답이 있다.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만 빨리 그 자리를 뜨거나 자극에 대한 분노 반응을 3분만 참아보는 것이다. 왜 3분일까? 분노가 폭발할 때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순간 마비 상태에 빠지는데, 다시 제 기능을 하기까지 1~2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평소 분노가 쌓이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덜어내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평소 과도한 업무량을 줄이고, 긴장을 풀고 이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엔 ‘마음 챙김 호흡법’이라든지, 명상 등이 과학적으로 도움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는 만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osted in 2017년 7.8월 호, 격월간 방송기자, 기자의 건강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