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생태계_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축제,VidCon을 다녀오다_KBS 이혜준 기획자 (디지털서비스국)

‘비드콘VidCon’을 아시나요? 아시는 분이 많지 않으시리라 짐작합니다. 비드콘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되는 온라인 동영상 컨퍼런스입니다.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들과 그 팬들, 그리고 관련 기업 종사자들이 모이는 대규모 축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사실 저도 이름만 들어봤을 뿐 자세히 알지 못했던 이 행사를 소개하는 이유는, 올해 제가 한국전파진흥협회의 교육생으로 선정되어 직접 이곳에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체감했던 뉴미디어, 특히 동영상 트렌드 변화의 현장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비드콘, 그들만의 세상? 곧 다가올 세상!
비드콘은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4일간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커다란 컨벤션센터의 1층은 유튜브 스타들과 팬들이 만나는 진정한 축제의 장소였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인기 스타들이 등장할 때마다 엄청난 인파가 괴성을 지르며 우르르 따라가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특히 그 인기 스타가 오로지 유튜브 등의 뉴미디어 플랫폼에서만 활동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말이죠.
현장에 있던 엄청난 인파 중 대부분이 10대였다는 점 역시 인상 깊었습니다. 그간 여러 보고서 등을 통해서 젊은 세대가 TV를 떠나 모바일로 이동한다는 데이터를 보았지만, 저는 그날 TV 스타가 아닌 유튜브 스타에 더 열광하는 진정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를 직접 목격한 셈이었습니다. 참고로 비드콘의 가장 저렴한 입장 티켓은 100달러였는데, 이 10대들은 오로지 유튜브 스타들을 직접 보기 위해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것입니다. 때마침 유튜브 월 이용자가 15억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비드콘 현장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이들은 하루 1시간 이상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다고 하죠. 비드콘에서 만났던 10대들이 미디어 주요 소비자층으로 성장한 5~10년 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느새 급성장 중, 국내 동영상 시장
제가 보고 느낀 모습들이 미국 미디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유튜브 스타 또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처럼 10대들 사이에서 이들의 존재는 연예인 그 이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미 대중에게 잘 알려진 ‘대도서관’이라는 크리에이터의 경우 150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고, 밴쯔, 허팝, 씬님 등도 100만 이상 구독자를 갖고 있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물론 이들 모두 TV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튜브, 페이스북, 아프리카TV 등에서만 활동하는 새로운 영역의 스타들인 거죠.
구독자 수만 많은 것이 아닙니다. ‘김이브’라는 유명 크리에이터는 협찬 광고 단가가 2,000만 원 이상이라고 하고, 인기 크리에이터의 경우 연 수입 1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 크리에이터들을 모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는 사업 분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시장의 규모를 2,000~3,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하니, 온라인 동영상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새로운(신기한) 현상들을 그저 10대들의 일시적인 문화쯤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낯선 이야기로 들리시나요? 혹은 다른 분야의 일들이라 여겨지시는지요? CJ E&M은 이미 이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이아TV’라는 브랜드로 약 1,200여 팀의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면서 1억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들이 만드는 동영상의 월 조회수는 14억 회를 넘겼다 하고요.
이 지면을 통해 뉴미디어 트렌드를 소개해드리며 ‘동영상’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던 저 역시도 관련 시장이 이처럼 큰 규모로 성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제대로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트렌드를 글로만 공부한 결과라고나 할까요.

이번 미국 비드콘 방문에는 국내 비디오 빌리지, 미디어자몽, 도빗, 판도라TV, 글랜스TV, 클콩 등 저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의 회사에서 오신 분들이 동행하였습니다. 모두 뉴미디어 플랫폼 기반에서 동영상과 관련된 사업자들이었고, 그 분야에서는 이미 잘 나가는 분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한 뉴미디어 플랫폼 외에도 수많은 사업자들이 동영상과 관련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치열하게 뛰어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성 미디어 영역에서 일하는 제가 언젠가는 이들과 경쟁할 날이 올 수도 있을 텐데, 그럼 지금의 나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런 생각 말입니다. 저만의 호들갑스러운 괜한 기우일까요?

 

 

Posted in 2017년 7.8월 호, 격월간 방송기자, 뉴미디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