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회 지역보도부문 뉴스상_조선 최고의 정원 ‘소쇄원’ 훼손 논란 연속보도_kbc광주방송 이준호 기자

 

 조선의 혼을 도려내

‘한국의 민간 정원 중 백미’, ‘세계 4대 정원’ 등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쇄원을 수식합니다. 소쇄원이 훼손됐다는 문제점을 인식한 건 누군가 SNS에 올린 동영상이었습니다. 영상엔 포크레인이 땅을 마구 파헤치고, 벽은 허물어졌으며 멀쩡한 기와는 대부분 교체된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현장 포착 세상의 이런 일이

직접 가본 소쇄원의 보수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공사 인부들이 수백 년 된 나무기둥 옆에서 담배를 피웠고, 나무 마루에서 가스버너로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그들은 진실을 은폐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쇄원을 가장 잘 안다고 평가받는 교수는 보수 공사가 전혀 이상 없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공무원-보수업체-문화재 전문가’ 그룹은 끈끈했습니다.

 

어렵게 얻어낸 양심선언

소쇄원을 연구하거나 잘 알고 있는 교수들과 접촉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대답을 꺼리거나 이번 사안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다짜고짜 전화 걸기도 하고 직접 만나 사정을 하기도 하며 한 교수에게 이번 보수 공사가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걸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를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No를 말할 수 있는 용기

보도가 나간 뒤 지자체에선 반박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이 들어갔고, 표면상으로 논리적 근거도 갖췄습니다. kbc가 최초 보도를 한 뒤 취재에 나섰던 다른 언론들은 취재를 그만두거나, 반박자료를 기사화 해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kbc는 반박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도를 냈고 보수 공사 자료 대부분을 입수해 추가 보도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새벽 4시.. ‘유레카’

취재를 하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게 있었습니다. 바로 ‘시멘트 사용 여부’였는데, 보수 업체는 시멘트를 사용한 것을 전면 부정하고 어려운 건축용어를 들어가며 전통방식의 한 종류라고 포장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 공사 초기 모습이 담긴 영상을 어렵게 입수한 뒤 계속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화면 사이로 ‘시멘트 통’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새벽 4시쯤 S사의 ㅇㅇ시멘트 통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빙산의 일각..10%의 성공

고백을 하나 하자면 소쇄원 보도에 온 정신을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인력의 지역 방송국의 특성상 매일 방송에 꼭 필요한 아이템들을 소화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4월 말 3번의 보도, 5월 1번 보도를 통해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협회에서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준 건 더 잘 취재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드리겠습니다. 소쇄원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을 넘어 문화재 보수의 전반적 문제점을 ‘치열하게’ 취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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