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생태계_달라진 유세 현장, 뉴미디어와 함께-19대 대선 속 뉴미디어의 전략적 활용 사례_ KBS 이혜준 기획자 (매체 전략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본 이번 19대 대선은 역대 대선과 몇 가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저는 특히 과거와 이번 대선의 유세 현장을 비교해 놓은 어느 기사의 사진이 매우 인상 깊었는데요. 과거 유세 현장에서 박수를 치거나 손가락으로 지지 후보의 기호를 표시하던 유권자들과 달리 이번 대선의 유권자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지지 후보나 유세 현장을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여러 조사와 분석 결과들을 자주 접하고 있지만, 이 비교 사진이야말로 국내 언론과 미디어 소비자의 극적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만이 하던 역할을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게 되었고, 언론만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현장을 다양한 시각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빠르게 성장한 뉴미디어 플랫폼과 거기에 익숙해진 미디어 소비자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이제는 잘 알고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 캠프들과 언론사까지 뉴미디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유세 홍보 내용이나 뉴스 영상을 온라인에 그대로 옮겨 놓은 수준이 아니라, 뉴미디어 플랫폼들의 각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뉴미디어의 영향력을 살펴보겠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통해 유세 현장 실시간 중계
최근 뉴미디어 업계의 주요 화두는 동영상이라는 점을 지난 호에서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동영상은 중요한 뉴미디어 콘텐츠로 각광을 받았는데요. 특히 각 대선 후보 캠프가 유세 현장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직접 생중계한 사례는 그간 언론이 해왔던 역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고자 했던 후보들과, 언론에 의해 편집되고 짧게 비친 후보들의 면면을 좀 더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자 했던 유권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IT기업 CEO 출신인 어느 후보는 VR(가상현실) 실시간 중계까지 진행해서 주목을 받았었죠. 가벼운 손가락 터치를 통해 후보뿐만 아니라 유세 현장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성 미디어인 방송을 통해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온라인 팩트체크 서비스 등장
19대 대선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모습 중 많은 언론사에서 제공했던 ‘팩트체크’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팩트체크는 후보자들의 공약이나 토론, 인터뷰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를 온라인 등을 통해 확인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던 방송 토론회에서 팩트체크 서비스는 빛났는데요, 방송 매체 특성상 후보자의 주장을 수동적으로 듣고만 있어야 했던 시청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후보의 발언 검증을 통해 현명한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언론사와 비영리 단체, 뉴미디어 업체들이 팩트체크 서비스를 제공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하죠. 뉴욕타임스는 토론회에 나선 후보들의 발언을 5분 이내로 검증한 후 그 결과를 온라인에서 공개했다고 합니다. 국내에선 JTBC가 대선 주자 토론회에서 실시간 팩트체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카카오톡에 바로 공개했습니다. JTBC에 따르면 토론회 당시 실시간 검증 결과에 대한 조회 수가 240만 명에 달했다고 하니, 유권자들의 팩트체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정책/공약 소개 서비스
이번 대선 기간 중 화제가 되었던 한 후보의 정책 홍보 사이트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후보의 공약을 온라인 쇼핑몰 콘셉트로 구성해 소개했던 사이트였는데요. 이 역시 기존 대선에선 볼 수 없었던, 뉴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전략을 구사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유세 전단지처럼 후보의 공약을 홈페이지에 나열만 해놓은 뻔한 구성이 아닌, 디지털 사용자에게 익숙한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를 적용하여 디지털 문법에 맞는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드는 상품(공약)을 구매(좋아요)하면 자연스럽게 SNS에 공유가 되도록 한 설계 역시 ‘참여’라는 뉴미디어 속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osted in 2017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뉴!미디어, 뉴미디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