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선 보도 몇 점? ⑤ 외부 모니터_방송사 메인뉴스 대선보도 평가_김언경 사무처장 (민주언론시민연합)

촛불이 이끈 19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됐다. 민심은 ‘적폐 청산’을 택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그 막중한 책무를 짊어지게 됐다. 2017년 대선 방송보도를 총평하자면, 기존의 선거보도에 비해 유난히 문제가 심각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촛불정국과 탄핵으로 워낙 급박하게 진행되다보니, 정책이나 공약 보도는 이전보다 더욱 줄어들고 네거티브 공세를 그대로 전하는 보도가 많았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다양한 의혹제기가 있었는데, 방송보도가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그대로 중계하는 수준의 보도를 쏟아냈다.
방송사별로 보면 JTBC뿐 아니라 KBS·채널A·MBN은 MBC와 TV조선에 비하면 무난했다고 할 수 있다. 방송사들이 일제히 나서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네거티브를 퍼붓던 지난 대선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MBC와 TV조선은 자사의 정치적 편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그 과정에서 왜곡과 은폐, 편파 보도를 일삼았다. 이는 정치 성향을 떠나 반저널리즘, 반민주주의적 행태로서 유권자를 기만하는 수준이다. 이번 대선에서 방송 선거 보도의 전반적인 수준을 MBC와 TV조선이 망가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TV조선 대선 내내 ‘문이브닝’
MBC와 TV조선이 극단적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한 보도를 냈다고 평가된다.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방송사의 선거보도 제목이 특정정당에 대해 언급했을 경우, 이 제목이 해당 정당에 유리한 경우 +1점, 불리한 경우 –1점을 매겼다. 한 보도에서 최대 3개까지 정당을 다뤘을 경우 중복체크했다. 그 결과 MBC와 TV조선은 다른 당과 비교해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이었다.(<표1> 참조)

MBC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45점, 자유한국당은 –1점, 국민의당은 –8점이다. 이 기간 MBC의 하루 평균 선거 보도량은 14.2건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총점 –34점으로 MBC보다 높았던 채널A는 20.85건이었다. MBC는 채널A보다 하루 평균 6건이나 선거 보도를 덜 내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보도는 더 많이 낸 것이다. 다른 정당과의 편파 불리 보도 격차도 심각하다. MBC의 더불어민주당 편파·불리 보도 정도는 자유한국당보다 44점, 국민의당보다는 37점이나 더 심했다.
TV조선도 심각한 편파성을 드러냈다. TV조선의 민주당 편파 불리 보도는 총점 –77점으로 7개 방송사 중 압도적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고작 –4점에 그쳐 무려 73점의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보도가 73건이나 더 많았던 셈이다.
이는 MBC와 TV조선이 타 방송사에 비해 유독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보도를 많이 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분석 기간이 7주였으므로 MBC는 하루 평균 6건, TV조선은 11건이나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내용을 보도한 셈이다. 대선 보도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보도는 대부분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보도였기 때문에 MBC와 TV조선이 실제로 ‘문이브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나쁜 선거 보도’ MBC가 최다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에 비판적이고 불리한 보도를 많이 냈다고 해서 무조건 잘못이라 할 수는 없다. 유력 주자에게 견제와 검증이 쏠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도의 질을 판단해 언론의 비판과 검증이 정당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거 기간, 방송사들의 마타도어와 왜곡 및 편파 보도를 걸러내기 위해 2017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7개 방송사 선거 보도 중 매주 ‘나쁜 선거 보도’를 1위부터 3위까지 선정했다. 그 결과 MBC가 총 8건, TV조선이 5건의 나쁜 보도로 선정되어 보도의 질에서도 양적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중에서 19대 대선 ‘최악의 선거 보도’ 3선을 다시 선정한 결과 대선 막판 큰 파문을 일으켰던 SBS의 ‘문재인-해수부 거래’ 보도가 최악의 보도 1위를 차지했다. SBS는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후보로부터 차관 신설 및 해경 편입을 약속 받았고, 이 때문에 정권 교체에 맞춰 세월호 인양을 고의로 지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엄청난 의혹이었지만 근거는 매우 부실했고, 해명과 진상조사 결과도 아직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정작 가장 나쁜 보도들은 2위부터 3위에 걸쳐있다. ‘19대 대선 최악의 선거 보도 3선’ 중 나머지 2건은 MBC·TV조선·KBS가 함께 차지했다. SBS가 단 1건의 보도로 ‘최악의 보도’ 1위를 차지했지만 사실 전반적인 보도 경향으로 보면 2위를 차지한 MBC와 비교가 불가능하다. MBC는 이번 대선에서 ‘선수’로 뛰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도를 통해 노골적인 ‘문재인 낙선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방송 사유화… 시청자 우롱
MBC가 문재인 후보를 부당하게 공격한 방식은 3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최악의 선거 보도’ 2위로 선정된 보도는 그 중 첫 번째이자 최악 중의 최악으로 꼽을만 하다. 바로 ‘뉴스 사유화’ 사례이다. 문재인 후보가 3월 21일 MBC <100분 토론>에 민주당 경선 후보들과 출연하여 MBC의 언론 자유 탄압 및 국정농단 사태 부실 보도를 비판하자 MBC는 다음날 보도로 보복했다. MBC ‘후보 검증 토론회서 공영방송 비난’(3월 22일)은 “대선후보 검증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갑자기 공영방송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라며 열을 올리는 한편, 문 후보의 공영방송 개혁 의지에 공감을 표한 안희정 지사의 일부 발언만 잘라 마치 안 지사가 문 후보를 반박한 것처럼 왜곡했다. 또한 리포트를 한 기자는 자신이 문 후보에게 던진 질문을 왜곡하기도 했다. 그는 문 후보에게 “과거 참여정부 계실 때 조선일보 등 언론 개혁을 추진했다. 어떤 입장인가”라고 물어 참여정부 시절 정부부처 기자실 폐쇄가 조선일보 등 특정 언론을 겨냥했다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리포트에서는 ‘조선일보’를 지우고 “참여정부에 계실 때는 언론 문제 개혁을 추진하셨는데”라고 질문한 것으로 방송했다. 심지어 “자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대못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라며 문 후보를 비판했다.
MBC는 이 보도 외에도 ‘MBC 공식 성명…“문 전 대표 사과해야”’(3월 22일)에서 문 후보가 공영방송을 통제하려 한다는 MBC 사측의 성명을 읽었다. 이러한 MBC의 행태는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공정성 4항 ”

‘팩트체크’ 가장한 팩트 조작까지
MBC가 ‘묻지마 의혹’을 직접 생산해내고 사측 성명으로 문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등 ‘문재인 낙선 의지’를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면, TV조선은 좀 더 간접적인 방식을 취했다. TV조선은 TV토론이 이어졌던 4월 13일부터 5월 3일까지, 총 12건의 ‘팩트체킹’ 보도를 내놨는데 이 중 8건이 모두 홍준표 후보 주장을 ‘일부 사실’로 만든 ‘팩트 조작’에 해당됐다. 특히 입맛에 맞는 ‘팩트’를 발췌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빌미로 허위 주장을 ‘일부 진실’로 만들었다.
팩트체크의 문제보도 사례중 첫 번째 유형은 ‘당사자 입장 나열’로서 객관적인 정황과 원문 자료 확인 없이 ‘팩트체킹’을 한 보도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640만 달러 뇌물 수수’ 검증보도들이 여기 해당된다. 두 번째 사례는 ‘대선 팩트체크/일심회 간첩수사 중단, 사실이었나’(4월 24일)로 대표되는데, 홍준표 후보에게 유리한 일부 ‘팩트’만 선별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점을 벗어난 일부 주장으로 ‘일부 진실’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있었다. 특히 이 보도는 모두 홍 후보의 발언을 일부 진실로 둔갑시키는 데 사용되었다. ‘대선 팩트체크/“정리해고법 입법 책임” 일부만 사실’(4월 29일)과 ‘대선팩트체크/“노 정보 지니계수 최악” 수치는 틀려’(4월 29일)는 이미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일부만 사실’을 아예 명기하거나 수치는 틀리지만 취지는 맞다는 뉘앙스를 줬기 때문이다. 리포트도 마찬가지이다. TV조선은 “정리해고법을 통합진보당이 함께 만들었다”라는 홍준표 후보 주장을 검증한다면서 “정리해고법 입법 당시 통합진보당은 없었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결론은 거짓이어야 한다. 그러나 TV조선은 “여야 합의로 만들었다”는 홍 후보의 다른 발언을 가져와 ‘이것은 진실’이라고 결론지었다. “노무현 정부 때 지니계수가 최악이었다”는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TV조선은 ‘정권 별 지니계수 평균치는 이명박 정부 때 가장 높다’고 먼저 인정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보도가 끝나야 하지만 TV조선은 “연도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초 0.27이었던 지니계수가 이후 꾸준히 올라 이명박 임기 초반인 2009년 최고치로 올랐다가 이후 다시 떨어졌기 때문에 홍준표 후보 주장의 취지는 사실과 합치한다”라고 정리했다. 그러나 TV조선이 애써 옹호한 홍 후보의 취지 역시 다른 매체는 거짓이라고 판명했다. 이렇듯 TV조선은 팩트체킹 보도에서 홍준표 후보의 주장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사실관계를 왜곡해 유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했을 뿐 아니라, 그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특정 후보를 옹호했다는 점에서 반저널리즘적 행태라 할 수 있다.

Posted in 2017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대선 보도 몇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