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선 보도 몇 점? ④_5월 2일 SBS 8뉴스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 보도 경위 진상조사보고서(발췌)

1. 총평 (생략)
2. 시간대별 정리 (생략)

 

3. 사실 관계 정리

<취재단계1>
4월 16일 뉴스제작1부 소속 조OO 기자는 해수부 공무원에게 전화받음. 이 공무원은 해수부 OOO실 소속으로, 3년 전 경기도 안산에서 만난 일이 있고 조 기자의 전 직장 선배와 친분 있는 사이라고 함. 이 공무원은 조 기자가 OOO실 다른 공무원과 통화하는 걸 옆에서 듣고 전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 약 9분 간의 통화에서 이 공무원은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여론 동향을 묻고, 해수부 내 분위기를 전함. 그 과정에서 예의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에게 갖다 바치는 거다”라는 발언함.
조 기자는 이후 4월 17일, 18일, 24일 이 공무원과 통화하면서 해수부 분위기를 들음. 당시 해수부가 박근혜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세월호 인양에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하던 조 기자는 이 문제를 더 취재해 해수부를 비판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
조 기자는 이 공무원의 직위에 대해, 해수부 사이트를 검색해 찾아봤으며 검색 결과에 따라 ‘OOO실 소속 홍보관리관’으로 알고 있었다고 진술함. 직위가 높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급수를 따로 확인하진 않았다고 진술. 해당 공무원이 언제부터 OOO실에 근무했는지, 세월호 인양 과정을 충분히 파악할만한 위치에서 계속해서 근무해 왔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음.

<발제 단계1>
4월 28일 조OO 기자는 SBS 보도정보시스템 취재정보에 열람권한을 제한해(본인, 뉴스제작1부장) 이 공무원의 발언(“세월호 인양, 정권 창출 전 文에 바치는 것”)을 중심으로 해당 내용을 올림. 발언 내용 외에 “선체조사위에서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을 조사한다고 발표”, “해수부 간부들 사이에 선체조사위 조사가 시작됐다며 주의하라는 내용이 돌았다”, “국회 농해수위 관계자도 탄핵 이후 해수부 분위기가 확 변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함께 담음.

이를 보고받은 뉴스제작1부장은 조 기자에게 통화한 공무원의 직위를 물어봤고, 조 기자가 ‘OOO실 소속 홍보관리관’이라고 답하자, ‘공보과장(4급 상당)’이라고 판단함. 뉴스제작1부장은 이 발언과 정황만으로 기사 쓰기 어렵다며 더 취재해보라고 조 기자에게 지시함.

<취재 단계2>
조OO 기자는 4월 28일과 4월 30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전 조사관, 국회 농해수위 관계자 등과 통화해 해수부가 탄핵 전후해 개최했다는 비공개 회의 내용 확보를 시도하는 등 추가 취재 진행. 회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고 대통령 탄핵이 가시화하면서 해수부 분위기가 인양에 적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음. 이후 5월 2일 보도 직전 해수부 공식 입장을 취재하기 전에 해수부의 다른 공무원 취재는 하지 않음.

<발제 단계2>
조OO 기자는 5월 2일 오후 1시쯤 보도정보시스템 취재정보에 열람권한을 제한해(본인, 뉴스제작1부장, 경제부장) 관련 내용을 올림. 세월호 선체조사위 시행령이 오늘 통과됐고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등을 조사한다는 내용에, 이전에 올렸던 해수부 공무원 발언(“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을 포함시켜 8뉴스 기사로 발제하자는 내용임.
이를 보고받은 뉴스제작1부장은 편집회의에서 상의해보겠다며 오후 2시 20분 편집회의에서 8뉴스 기사로 발제함.

<편집회의 논의>
5월 2일 오후 2시 20분 편집회의에서 뉴스제작1부장이 조OO 기자의 취재내용을 발제함. 통상 일반 취재부서의 발제와 달리 기획서를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열람을 제한해놓은 취재정보를 회의 참석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설명함.
참석자 중 누군가가 해당 공무원의 직위를 묻자 뉴스제작1부장은 ‘공보과장’이라고 답함. 뉴스제작부국장, 정책사회부장, 국제부장, 경제부장 등 참석자 여럿은, 발언한 공무원이 공보과장이라면 해수부 입장을 대표한다고 하기엔 걸맞지 않다며 문제 제기. 보도국장, 뉴스제작부국장 등 주요 책임자는 해당 공무원의 발언 내용(“솔직히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에게 갖다 바치는 것”)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음.
보도국장은 “선체조사위가 지연 의혹 조사한다는 스트레이트를 앞세워서 해수부 내에도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 있더라 식으로 발언 녹취를 소화하는 쪽으로 제작하자”고 정리함. 8뉴스 큐시트에 기사 제목을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라고 붙임.

<기사 작성 및 데스크>
5월 2일 오후 5시 12분 조OO 기자가 기사 초고 작성해 SBS 보도정보시스템 공용기사에 올림. 뉴스제작1부장이 조 기자의 기사를 교정해 오후 5시 42분에 최종 기사 작성 완료.
초고 기사는 선체조사위 시행령 통과와 향후 조사, 인양 지연 의혹에 대해 4문장에 걸쳐 서술하고 선체조사위 위원장의 4월 21일 브리핑 녹취, 해수부 공무원이 의혹 증폭시킬 발언을 했다는 문장, 공무원의 발언 전화 녹취(“솔직히 말하면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거다. 정권 창출되기 전에 갖다 바치면서 문재인 후보가 비공식적,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해수부에 수산 쪽 제2차관 만들어주고 해경도 집어넣으려는 거다.”), 해수부 해명 문장, 선체조사위 입장 문장 순으로 구성됨. (전체 일곱 문장 중 해수부 공무원 발언 한 문장, 녹취 한 개)
뉴스제작1부장이 교정한 최종 기사는 선체조사위 출범과 조사 내용 한 문장과 선체조사위원장 브리핑 녹취, 해수부 공무원 발언했다 한 문장, 해수부 공무원 녹취 1개(“솔직히 말하면 세월호 인양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거다”), ‘거래 시도 암시’ 발언했다 한 문장(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는 거래를 후보 측에 시도했음을 암시하는 발언도 합니다.), 해수부 공무원 녹취 1개(“정권 창출되기 전에 갖다 바치면서 문재인 후보가 비공식적,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해수부에 수산 쪽 제2차관 만들어주고 해경도 집어넣으려는 거다”), 해수부 해명 문장, 선체조사위 입장 문장 순으로 바뀜.
이후 뉴스제작1부장이 8뉴스 큐시트에서 기사 제목을 <‘인양 고의 지연 의혹’..다음달 본격 조사>에서<차기 정권과 거래?…인양 지연 의혹 조사>로 바꿈.

<게이트키핑>
5월 2일 오후 5시 42분부터 7시 20분 사이에 조OO 기자는 뉴스제작1부장이 교정한 최종 기사에 대해 “거래는 확인된 게 아니다” “제목에서 거래는 빼달라”며 4차례에 걸쳐 기사와 제목 수정을 요청함. 뉴스제작1부장은 기사 문장의 주어는 모두 해수부로, 해수부가 거래를 시도하려 했다는 의미이며, 제목에서도 거래 뒤에 물음표를 붙여(‘거래?’) 단정하지 않았다는 등 최종 기사를 고칠 이유가 없다고 조 기자의 수정 요청을 거절함.
오후 6시 전후해 해양수산부를 취재하는 경제부 표OO 기자(세종시 근무)는 기사에 나오는 공무원이 공보과장이 아니라 주무관급(6급 이하)인 것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기사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경제부장에게 전달함. 오후 6시 30분쯤 경제부장은 보도국장을 찾아가 표 기자의 의견을 전달함.
보도국장은 편집회의에서 발언 녹취를 중요하게 쓰지 않기로 했고, 편집회의 지시대로 기사가 작성됐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사를 보지 않았다고 진술. 경제부장이 보고한 뒤에도 기사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함.
뉴스제작부국장은 방송 전 기사를 보고 ‘거칠다’고 생각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음.
보도본부장은 오후 2시 20분 편집회의에 앵커 자격으로 참석했으나 해당 기사를 논의하는 시간에 회의실을 들락날락해서 편집회의에서 이 기사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 오후 6시 30분쯤 큐시트에서 전체 기사를 훑어봤는데 이 기사의 제목과 내용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진술함.

<보도 후 조치>
보도국장은 보도가 나간 뒤 2시간여 지난 시점에 보도국 기자로부터 문제 있다는 연락을 받고, 기사를 확인함. 9시 35분쯤 보도국장이 인터넷 기사의 제목 수정 지시, 이후 국민의당에서 대표와 수석대변인이 SNS와 공식 논평을 통해 ‘문재인 후보가 해수부와 거래해 세월호 인양을 고의 지연시켰다’고 단정해 확산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되었고,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은 전화로 대책을 논의함. 마감뉴스인 <나이트라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 당일 야근자들이 회의에서 논의하여 해당 뉴스를 제외하기로 결정함. 5월 3일 새벽 보도본부장은 직권으로 인터넷 기사를 전면 삭제하라고 지시. 이후 아침뉴스에 사과 및 해명 기사를 방송하고, 8뉴스에서는 톱으로 5분 30초가량 사과 및 해명 방송을 내 보냄.
4. 문제점

부실한 취재
애초의 기사 취지는 해양수산부가 임의로 세월호 인양을 지연시키거나 앞당기는 등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음. 해수부 공무원의 “세월호 인양은 해수부가 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란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되나 하위직 공무원의 발언 녹취만으로 기사를 쓸 수 없는 만큼 해수부 내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확인하고 교차 검증하는 취재가 필수적임. 또 해당 공무원의 소속과 직급, 맡고 있는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해 신뢰할 만한 취재원인지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함. 해수부에 대한 비판 취지라도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가 거론되는 만큼 해수부의 이런 상황에 대한 후보 측 입장을 취재해 기사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필요했으나 그러지 않았음.

부적절한 데스킹
편집회의 결정은, 이 기사에 대해 선체조사위원회 시행령 통과와 선체조사위원회가 해수부의 인양 지연 의혹을 조사한다는 내용을 앞세우고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 녹취는 해수부 내부에 이런 분위기도 있다는 정도로 신중하게 쓰라는 것이었음. 기사 초고에 해수부의 인양 지연 의혹 조사와 공무원 발언을 병렬 배치해 비슷한 비중인 것처럼 처리하고 후보자 실명을 쓰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음. 기사 데스킹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교정했어야 하지만 뉴스제작1부장은 선체조사위 조사 부분은 축약하고 대신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 녹취를 나눠 배치하면서 초고에 없던 “부처의 자리와 기구를 늘리는 거래를 후보 측에 시도했음을 암시하는 발언도 합니다”라는 문장을 추가함. 또 <인양 고의 지연 의혹 조사>라는 기사 제목을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라고 바꾸면서 부적절한 거래가 오갔다는 것으로 기사 취지와 다르게 읽힐 가능성이 더 크게 기사를 고침.

허술한 게이트키핑
조 기자가 발제한 기사는 편집회의의 통상적인 절차대로 기획서를 올려서 논의하지 않아 보도본부 내 다른 성원이 기사 취지를 살펴볼 기회를 갖지 못함. 사실상 ‘취재기자-담당 부장’의 두 단계만을 거쳐 기사가 작성되고, 방송됨. 보도의 결함을 걸러내야 할 편집회의에서 공무원 직급 등 취재원의 신뢰성을 두고 논의를 하였지만, 참석자 누구도 정확한 발언의 내용(“문재인 후보에게 갖다 바치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음. 취재원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보도국장은 아이템 채택을 보류하거나 추가 확인 취재를 지시하지 않음. 대신 ‘신중히’라는 단서를 달아 해당 공무원의 발언 녹취를 사용해도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 기사 초고가 작성되고 이후 방송되기까지 담당 부장의 상급자인 뉴스제작부국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중 누구 하나 편집회의 취지와 다르게 기사가 교정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음. 편집과 게이트키핑 업무를 담당하는 뉴스제작1부에서 일반 취재부서처럼 기사를 쓰면서 최종 게이트키핑 과정이 생략된 것도 문제였음.

뉴스 제작 시스템의 문제
SBS는 지난 해 2차례에 걸쳐 조직개편을 실시함. 이 과정에서 본래 뉴스 편집기능을 주로 담당하던 뉴스제작국(구 편집국)에 뉴스 취재 기능이 부여됨. 일반 취재부서의 경우 출입처 담당기자가 차장과 기사를 논의하고, 다시 부장에게 보고한 후 편집회의에 발제 하는 과정의 게이트키핑을 거침. 반면, 뉴스제작1부는 8뉴스 기사 작성이 일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다른 기자들은 <사실은>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부장 또한 8뉴스 편집 등의 고유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부서 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임. 이런 시스템상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별도의 게이트키핑을 거치는 단계가 필요했으나 사전에 대책이 마련되지 않음.
SBS가 뉴스제작1부에 취재기능을 부여하고, 기사 작성 및 출고 과정에서 부장 책임 하에 게이트키핑을 축소한 것은 출입처 중심 뉴스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도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였음. 이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번 사태에서 나타난 뉴스 제작 시스템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대책을 찾아야 함. 경영진의 개입 없이 보도국 성원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뉴스 제작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함.

5. 조사방법과 한계 (생략)
6. Q&A (생략)

Posted in 2017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대선 보도 몇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