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선 보도 몇 점? ② MBC_극우·수구 대변, 인터뷰·여론조사 왜곡까지_MBC 남상호 간사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언론실천위원회)

MBC 기자협회와 영상기자회, 그리고 노동조합 민실위는 약 1개월 반 동안 공동으로 대선보도 감시단을 구성해 운영했다. 취재기자와 영상기자 120여 명이 참여해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 “부정적 선거 행태 철저 감시”를 기준으로 뉴스데스크를 살펴보려 노력했다. 모니터의 결론은, MBC는 특정 후보 낙선을 위해 뛰는 극우 세력의 대변인이자 기관지였으며, 공공재여야 할 뉴스는 경영진의 사익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점이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공격은 3월 22일 <100분 토론>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토론에 출연해 작심한 듯 무너진 MBC와 공영방송에 대한 발언을 했다. 그러자 MBC는 <뉴스데스크>를 동원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성 리포트를 시작했다. 이후 실체를 명확히 취재하지도 않은 채 문 후보에 대한 의혹을 어느 방송사보다 자주, 많이, 연달아 보도했다. 문 후보 아들의 고용정보원 취업을 다루는 방식이 대표적이었다. 부정적인 기사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편파성이 두드러졌다.

사이비 검증
유력 후보에 대한 검증은 언론의 의무다. 하지만, ‘검증’이라는 제목만 갖춘다고 저널리즘의 기본을 저버리는 보도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검증 보도는 직접 취재를 통한 의혹과 사실 확인, 이에 대한 해명이나 반론, 그리고 그 반박 속에서 드러나는 오류에 대한 추가 취재 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뉴스데스크>가 ‘검증’이라는 명목 하에 문재인 후보의 아들 의혹을 다루는 방식은 실제로는 ‘사이비 검증’이었다. 3월 21일부터 5차례, 그리고 4월 25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나간 아들 취업 관련 리포트는 대부분 정치권의 입을 빌린 의혹 제기였다. 의혹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는 기자의 자체 취재는 찾기 힘들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경쟁 캠프에서 내놓는 의혹에 대한 민주당 쪽의 반론은 한두 줄씩 들어가 있을 뿐이었다. 반론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은 것이다.
그뿐 아니다. UN의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한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 논란을 다룰 때도 송 전 장관의 주장에는 충실하고, 문 후보 측의 반론에는 인색했다. 심지어 사실 확인도, 반론도 거의 불가능한 ‘북한이 문재인 후보에게 이산가족 상봉 특혜를 줬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그러면서도 <뉴스데스크>는 다른 대선 후보들의 의혹과 잘못은 외면했다. ‘돼지 흥분제’로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내용이 나오는 홍준표 후보의 자서전 문제를 따로 떼어 독립적으로 다룬 적이 없었다. 다른 후보들의 발언과 묶어서 리포트를 제작하거나, 토론회를 요약하며 소개했을 뿐이었다.

역시 논란이 됐던 안철수 후보의 ‘단설 유치원’ 발언 역시 다른 내용까지 함께 다룬 기사에 섞여 나갔다. 국민의당 경선 차떼기 의혹이나 부인 김미경 교수가 보좌진에게 사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비중 있게 다뤘던 것과 대조됐다.

뉴스 사유화
반면, 현 경영진의 안위와 관련된 발언에는 민감했다. 이는 앞서 밝혔듯, 특정 후보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시점과도 일치한다. 문재인 후보가 <100분 토론>에 나와 MBC 정상화 문제를 언급하자, 곧바로 <뉴스데스크>에서 문 후보가 언론 장악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가 방송됐다. 특히 MBC의 성명을 그대로 요약해 MBC <뉴스데스크>에서 방송하는 낯부끄러운 일까지 벌어졌다. MBC 수뇌부의 뜻이 고스란히 담긴 이른바 ‘성명 보도’를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해 내보내면서 뉴스 사유화의 끝을 보여줬다.
편집과 제작 과정에서도 뉴스데스크는 특정 후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해서라면 왜곡을 서슴지 않았다.

인터뷰 왜곡
3월 22일, ‘후보 검증 토론회서 공영방송 비난’ 기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과거 자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대못질’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질문: 참여정부에 계실 때는 언론 문제 개혁을 추진 하셨는데……
답변: 과거 이야기하실 것 없고요. 지금 공영방송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는 맥락이 완전히 달랐다.

질문: “과거 참여정부 계실 때는 조선일보 뭐 이런 문제 언론문제 개혁을 추진하셨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입장은 어떤 것들이 있으실지…”
답변: 과거 이야기하실 거 없고요. 지금 공영방송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 제대로 해달라 촉구한 것입니다.

조선일보 등에 대한 언론 개혁 문제를 물어 놓고, 인터뷰를 교묘하게 잘라 붙여 마치 ‘언론 대못질’에 대한 답변을 문 후보가 회피한 것처럼 묘사한 것이다.
4월 18일 ‘부인 임용·아들 채용… 의혹 총동원’ 기사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는 라디오에 출연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토론단장과 이언주 국민의당 선대위 뉴미디어본부장의 인터뷰를 임의로 잘라 붙여 진성준 단장이 ‘안철수 후보와 수구 세력들이 내통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처럼 만들어 버렸다.
그 외에도 <100분 토론>에 당시 문재인 예비후보와 같이 출연했던 안희정 예비후보의 공영방송 정상화에 대한 발언 취지도 왜곡하는 등, 뉴스데스크의 인터뷰 왜곡 편집은 빈번했다.

여론조사 왜곡
엄밀히 접근해야 할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원칙 없이 특정 세력에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어이없는 보도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4월 25일 보수 단일화 가능성을 분석하겠다면서 등장한 지지율 덧셈이었다.

‘보수 단일화 기대… ‘통합정부’ 가능성’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3자 연대를 가정해 단순 합산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합한 것보다 높습니다. 이른바 ‘비문재인 연대’의 파괴력이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대선보도 감시단이 복수의 통계학·조사방법론 전문가에게 해당 기사를 보여줬을 때 돌아온 반응은 한결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단일화 효과를 파악하는 가장 명료하고 간단한 방법은 단일화하면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하지만 보도국은 3자 단일화에 대한 여론조사를 생략한 채, 세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덧셈하는 유례없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뉴스데스크>는 5월 4일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도하면서 홍준표 후보에게 유리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총 11개의 타 언론사 조사 가운데 오차 범위 안에서 홍준표 후보가 높은 결과 2개와, 동률 1개, 그리고 자유한국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의 조사 결과까지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가 높은 결과 8개는 CG화면에서 제외됐다.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편파적 영상 편집

영상 편집에서도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띄었다. <뉴스데스크>는 문재인 대선 후보 확정 소식을 다루면서 다른 방송사에 비해 화면이 흔들리는 ‘핸드 헬드’ 영상을 많이 사용했다. 당시 방송사들은 풀pool 취재팀을 구성해 같은 화면을 영상소스로 사용했다. 의도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불안해 보이는 컷을 골라 쓴 것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 뿐 아니라 공식선거운동 첫날 뉴스에서는 사람이 적거나 조도가 확보되지 않은 야간 영상을 쓰기도 했다. 고용정보원의 채용 관련 서류 문제를 다루는 리포트에서는 문서를 파기하는 화면을 ‘자료화면’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사용했다. 시청자들은 영상을 통해 의혹 제기를 기정사실처럼 오인할 수 있다.
이번에 MBC 대선보도 감시단이 기준으로 삼은 것은 내부의 선거보도준칙이었고, 현행 법령에 명시된 선거보도 규정들이었다. MBC 구성원들은 다음 선거에서는 이런 명문화된 심의의 기준에 의지하지 않고 저널리즘의 상식과 내부의 치열한 고민이 더 오고 갈 수 있는 상황을 반드시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글을 마무리한다.

 

 

 

Posted in 2017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특집-대선 보도 몇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