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JTBC 태블릿PC 보도 관련 심의는 자가당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오늘(15일) 방송소위원회를 열고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관련 보도에 대해 심의했다. JTBC의 보도에 조작과 허위 내용이 있다는 민원에 따른 심의였다. 여당 추천 위원들은 심의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야당 추천 위원들은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심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는 심의의 적절성 문제를 놓고 여야 양측 추천위원들의 갑론을박만 계속되다 급기야 위원들의 퇴장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 100여 명이 방심위 1층 로비에 배치된 가운데 가까스로 내려진 결론은 심의 보류였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결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심의 과정에서 방심위가 보여준 모습이다. 방심위는 눈치만 보며 우왕좌왕하는 중심을 잃은 기관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깎아내렸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방심위가 JTBC의 보도에 대해 심의하게 된 배경에는 ‘JTBC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위원회’라는 단체의 항의농성과 민원제기가 있었다. 박사모 등 친박단체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지난 1월 중순부터 방심위가 입주해 있는 방송회관 1층 로비를 무단 점거하고, 태블릿PC와 관련된 보도가 조작임을 주장하며 심의와 징계를 요구해왔다. 방심위는 “심의 요청이 들어온 민원은 요건 미비 등 각하 사유가 없는 한 위원회에 상정해 논의해야 한다”라며 심의를 진행했지만, 이들의 항의에 떠밀린 것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쩌면 정권의 눈치도 봤을지 모른다.

 

무엇보다 이번 일은 방심위의 분명한 자가당착이다. 방심위 홈페이지에 ‘별도의 법적 구제수단이 취해지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심의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특검에서 “최순실씨의 것이 맞다”라고 밝히고 증거로 채택한 태블릿PC다. 애초에 JTBC의 보도는 방심위의 심의 의제 자체가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를 지적한 언론 관련 단체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심의를 진행한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

 

최순실이라는 대통령의 비선실세와 이를 증명하는 태블릿PC의 정체를 세상에 알린 JTBC의 보도와 그 후 언론의 노력으로 많은 것이 알려졌고, 알려지고 있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기준도 지키지 못하고 일부 친박세력의 압력에 못 이겨 언론의 자유를 옥죄는 기관으로 변질되어버린 방심위는 그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다시 되물어야 할 것이다.

 

방송기자연합회는 이번 사태를 둘러싼 방심위의 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서 권력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 요즘이다. 시민의 눈과 귀, 입이 되어야 할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방심위가 해야 할 일이다. 표현의 자유와 보도의 공정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방송기자연합회는 앞으로 방심위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2017년 2월 15일

방송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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