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방문진은 차기 MBC 사장 선임을 중단하라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MBC 차기 사장 선임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13일 사장 후보자 지원을 마감한 결과 14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내일(16일) 최종 후보자를 압축한 뒤,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 3년의 새 사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방문진과 MBC 안팎에서는 이번 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강력한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2일 정기 이사회에서 선임 절차의 한 달 연기를 요구했다. 현재 2월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방문진법 개정안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부칙에 따라 3개월 이내에 방문진 이사진과 MBC 경영진이 전원 교체되기 때문이다. MBC의 정관과 세법상 3월 결산 주총 이전에만 새 사장을 선임하면 되는데도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들은 ‘시한부’ 가능성이 있는 새 경영진의 2월 선임을 굳이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는 동안 공영방송 MBC의 위상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편파와 왜곡으로 점철된 뉴스는 MBC의 브랜드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 일상적인 통제와 간섭에 질식한 예능·드라마 PD들은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2012년 파업 참가자에 대한 보복성 징계와 대규모 부당전보, 이에 따른 줄소송과 법원 판결 불복 등 사측의 노조 탄압은 이미 도를 넘은 지 오래다. 방문진은 MBC 경영진의 이 모든 퇴행에 철저히 눈을 감았다. 아니 사실상 배후에서 이를 묵인하고 공모한 의혹마저 짙다. 더욱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방문진 이사회를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권 추천 이사들은 촛불 민심이 탄핵한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사람들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방문진은 이미 자격을 상실했다. ‘무자격 방문진’이 내세울 새 경영진 역시 아무런 권위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

 

방문진은 당장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 김재철·안광한 체제를 거치면서 폐허가 된 공영방송 MBC를 권력의 안위를 지키는 도구로 더 이상 이용하지 말라. 이번 사장 공모에 도전한 면면들을 살펴보면 위기감은 크게 증폭된다. 이명박 정권 이후 MBC를 철저히 망가뜨린 주역들이 대거 지원서를 내는 후안무치를 선보였다. 이들 지원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오는 24일 국회 환경노동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최근 몇 년간 MBC에서 자행된 부당노동행위 전반의 진상을 규명하는 자리다. 그들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그간의 죄상을 고백하고 국민과 시청자에게 사과부터 해야 할 자들이다.

 

오늘날 초유의 국정 파탄은 이 땅의 무너진 언론 자유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특히 정권의 사유물로 전락한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몰락은 민주주의의 위기마저 초래했다. 탄핵 당한 대통령이 임명한 방문진 이사들은 사장 선임 절차 중단은 물론, 사퇴가 마땅하다. 아울러 국회는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언론장악 방지법’을 이번 2월 국회 회기 안에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2017년 2월 15일

사단법인 방송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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