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2016 한국방송기자대상 심사평

2016년은 방송기자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많은 방송기자들에게 ‘자성의 한해’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에게는 방송이 왜 존재해야만 되는지, 그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는 한해였을 것입니다. 방송 뉴스가 권력 감시와 비판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해 방송기자상을 심사해온 위원들도 비슷한 심정이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2016 한국방송기자대상’의 심사는 시작부터 고통스런 작업이었습니다. 과연 ‘뉴스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진지하고 심각하게 논의를 했습니다. 그 결과 뉴스부문에서 수상작을 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회원사들의 뉴스가 권력 감시와 비판을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시대정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특히 국기를 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와 관련해 회원사들의 뉴스가 보인 초기 행태는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적으로 일선 기자들의 책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달마다 시상하는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자들이 보여준 높은 기자정신은 대상을 내지 않은 심사위원들의 결정과 관계없이 거듭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기획보도 부문에서는 모두 9편의 후보작 가운데 뉴스타파의 <훈장과 권력>을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3년 반에 걸친 취재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명예로워야 할 국가 훈장이 정의롭지 못한 국가권력에 의해 ‘간첩 조작과 친일’로 얼룩졌다는 사실을 고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물론 앞서 방송된 KBS의 <훈장>이 시발점이었지만, KBS에서 방송되지 못한 ‘친일과 훈장’ 부문까지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을 고려했습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모두 7편의 후보작 중에서 SBS의 <‘마부작침’ 대기획 특별사면>이 수상작으로 뽑혔습니다. 해방 이후 역대 정부가 단행한 ‘특별사면’이 정치적으로 남용되어 왔다는 사실을 해외 사례와 비교해 지적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촉구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방대한 관련 자료를 최초로 데이터화한 역사적 기록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지역보도 부문 뉴스상에는 13편의 후보작 가운데 목포 MBC의 <여교사 성폭행 사건 단독 보도>를 수상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사회적 파장이 컸을 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당국의 대책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취재, 보도 과정에서 피해 교사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저널리즘 윤리를 충실히 지킨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6년에는 지역보도 부분 뉴스는 언론의 환경감시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습니다. 이는 서울에 비해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역방송 저널리즘이 활기차게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역보도 부문 기획보도상에는 10편의 후보작 중에서 전주 MBC의 <검은 삼겹살>이 수상작으로 뽑혔습니다. 완성도 높은 취재와 구성으로 삼겹살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많은 이유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나아가 ‘밀집사육’ 등 축산업계의 문제를 환경오염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추적취재해온 점도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가치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진실 추구,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권력 감시와 비판은 저널리즘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한해 언론계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좋은 취재와 보도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방송기자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비록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일한 모든 기자들에게도 격려와 위로를 말씀을 드립니다. 2017년에는 방송 저널리즘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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