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 기획보도부문_국민신문고_침묵하는 대한민국 내부고발 그후_YTN 박조은 기자

내부고발 권하는 사회

YTN <국민신문고> 취재기자 박조은

 

#1. “아무 데도 받아주는 곳이 없다”

1년여 동안 <국민신문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다 별도의 사안으로 한 내부고발자를 알게 됐고, 내부고발로 조직에서 쫓겨난 해고자들이 알음알음 사적으로 종종 만나곤 하는데, 어디서도 직원으로 받아주는 데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부터 내부고발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언젠가 심층적인 취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사회 곳곳의 부정과 비리가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끝없이 얽혀 나왔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세월호의 과적을 말했더라면. 단 한사람이라도 최순실과 대통령의 부정을 좀더 일찍 고발했더라면. 지금의 아픈 역사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 기획은 왜 대한민국은 부정과 비리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나, 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2. 카메라 앞에서는 숨길 수 없었다

여러 명의 내부 고발자들을 접촉해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 가운데 인터뷰에 응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위치와 직책에서 내부 고발을 했다 보복을 당한 4명을 카메라로 인터뷰 했다. 그 중 가장 인터뷰가 힘들었던 사람은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사찰을 고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이었다. 4년여 전에 검찰을 출입할 때, 그를 취재한 적이 있었고, 그가 첫 소환될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랬기에 외모부터 말투까지 너무 달라진 모습이 적지 않은 놀라움과 먹먹함으로 다가왔다. 이미 법원 판결도 다 나와 버린 상황이었지만, 그는 벌써 4년째 내부고발자의 이름을 안고 살고 있었다. 그는 심리치료 까지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 시작 전 그는, “전 이제 괜찮아요. 안 힘든데, 자꾸 뭐가 힘드냐고 물어보시면 안 되는데…(웃음).” 라고 했고, 실제 여러 번 웃으려고 노력했다. 이미 시간이 지나서 별로 할 말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가 보여준 눈빛과 행동들, 여러 방식의 언어들은 그의 고통을 그대로 드러냈다. 인터뷰 중간 중간 흐르는 침묵. 이야기 중 그저 먼 산을 바라보는 표정,..아마 말로만 하는 인터뷰로는 그 고통의 깊이를 결코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돌아간 카메라 앞에서 숨기고 싶었던 고통은 슬프게도 숨겨지지 않았다.

 

#3. 내부고발 권하는 사회를 위하여

우리의 기획은 내부고발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 그 자체를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다.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이유, 즉 제도적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는데 공을 들였다. 우리는 가장 큰 문제로 1. 전담 조사기관 전무 2. 생계 문제 3. 보호 범위의 문제 등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전담 신고 기관이 정부 국민신문고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아가, 이 제도적 미비점을 해결하도록 현행 공익신고자법을 전면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대표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정책 제안 형태로 제시했다. 어찌보면 대단한 특종도, 거대한 기획도 아니었지만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여전히 싸움 중이지만 잊혀가고 있는 내부 고발자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 보도 이후 국회에서는 16일,‘내부제보 실천운동’ 심포지엄 및 발대식이 열렸다.

Posted in 이달의 방송기자상, 이달의 방송기자상 수상작 취재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