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뉴스부문_옥시 조작 보고서 단독 입수 연속보도_KBS 김유대 기자

옥시 ‘조작’ 보고서 단독입수 연속보도

◇취재 착수 계기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피해자만 221명. 이 가운데 146명이 숨졌다. 비공식적인 피해자는 1500명에 달할 정도로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사건 발생 5년이 지나도록 정작 가해 기업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것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검찰 측에 제출했다.
KBS 법조팀은 옥시가 검찰에 제출한 자체 실험 결과에 의문을 갖고 보고서 원본 입수에 나섰다. 옥시가 얼마나 조직적으로 자신들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는지 구체적인 증거물로 확인해 보도하기 위해서다.
찰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를 확보한 후, 인용한 두 개의 연구결과 보고서인 ▲서울대/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 평가 ▲호서대/가습기 살균제 PHMG의 공기중 노출 평가의 원본을 확보하게 됐다.

◇취재 과정
흡입 독성 실험 등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확보한 보고서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정부 조사와 거의 같은 실험인데 결과가 크게 다른 점이 의문이라는 공통된 입장을 얻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 수가 많지 않아 자문 대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대부분 질병관리본부 역학 조사에 참여했던 교수, 의료진이었고 직접 관련된 사안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해서 사실을 전해야 한다고 계속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해당 보고서에 대한 전문가 분석과 인터뷰 등을 확보해 시청자들에게 쉽게 풀어서 해당 내용을 전할 수 있었다.

◇보도 내용
2011년 11월 서울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옥시의 의뢰로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1차 실험 결과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서울대 연구팀이 제출한 1차 보고서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15 마리의 실험 쥐를 상대로 한 생식 독성 실험에서 13마리의 새끼들이 폐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운데 임신부와 신생아 등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옥시 측은 자체 의뢰한 연구에서 마저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 보고서를 은폐했다.
대신 2차 보고서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가 폐 질환과 연관성이 없다는 유리한 내용만 발췌해 검찰 측에 제출했다.
2차 보고서에서도 심장 등 다른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서울대 연구팀의 경고가 있었지만 옥시는 폐와 무관하다며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부인했다.
2차 보고서 내용 공개로 지금까지 폐 이외의 기관에 문제가 생겼다던 피해자들의 주장을 다시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는 근거도 됐다.
호서대의 공기 중 PHMG 노출실험 역시 실험 로데이터에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고독성의 PHMG가 검출됐지만, 전체 실험결과의 평균을 통해 독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
원본을 입수한 뒤에도 전문가가 아니면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전문가들은 독성실험에서 평균치 접근은 사실상 데이터 왜곡이며 실험의 로데이터 수치의 편차가 큰 점은 실험 환경에 대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옥시는 KBS의 보도 직후 피해자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사과에 나섰다.
실험 결과를 조직적으로 은폐·왜곡한 내용이 알려지자 외국계 기업의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도 이어졌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옥시의 행태에 분노하면서 그동안 흐지부지했던 옥시 물건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보도 직후 검찰은 관련 수사를 확대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서울대 조 모 교수를 증거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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