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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는 어떻게 뽑는가?

『방송기자』는 한국의 방송기자는 어떤 사람들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회원사 기자들을 상대로 서면 인터뷰를 실시했다. 앞에서 실시한 계량적 조사를 보완하기 위한 질적 인터뷰로 실시됐다. KBS, MBC, SBS, YTN에 소속된 기자 가운데 11명을 5년 차에서 20년 차까지 안배해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질문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설문조사 형식의 서면 조사를 했지만, 구조화된 문항에서 답을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개방형으로 작성했다. 입사와 채용, 기자 업무와 뉴스 평가, 기자의 역할 인식과 정체성, 미래 전망 등 4개 항목에 걸쳐 16개의 질문을 구성했다. _편집자 주


 

 

입사·채용 방식과 주요 전형 절차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전원은 유사한 답변을 내놓았다. 응답자들은 모두 4~5단계로 이뤄진 전형을 통과해 방송기자 직군에 선발됐다. 이들이 거친 다단계 선발 전형은 ① 서류심사 ② 필기시험(논술, 작문 등 서술형과 상식 등 단답형) ③ 실무면접(카메라테스트 등) ④ 심층면접 ⑤ 최종면접 등의 순으로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일부 전형 단계에서는 연차와 소속사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점이 발견됐다. 5년 차에서 15년 차 기자 대부분은 4번째 전형인 심층면접 단계에서 1박 또는 2박에 걸쳐 진행되는 합숙평가를 받았다고 응답했다(합숙평가를 받았다고 기술하지 않은 6년 차 SBS 기자는 합숙면접 대신 1개월 간 진행되는 인턴 평가기간을 거친 뒤 최종면접을 치렀다고 답했다). 응답자 11명 가운데 8명이 5단계 전형을 거쳤고, 3명은 4단계를 통과해 언론사에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준비 과정에서는 독서와 신문 읽기를 했다는 답변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언론사 입사를 지망하는 지인들과 글쓰기 스터디를 했고, 단답식 시험에 대비해 최신 시사상식을 습득했다는 답변도 많았다. 방송 기사를 필사하고 따라 읽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15년 차를 넘어선 연차의 기자들과 5년 차 이하의 기자들에게서는 공통적이지 않은 답도 나왔다. 17년 차, 20년 차 기자는 토익·토플 등 어학 시험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또 5년 차 기자 1명은 인턴활동과 수상실적 등 서류로 증명 가능한 이른바 ‘스펙’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전형 절차 “기자 생활에 도움”, “사회성 측정 안 돼” 엇갈려
방송기자의 선발 절차가 얼마나 적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KBS의 한 기자(20년 차)는 “언론사 시험은 훌륭한 기자를 선발하기 위한 절차라기보다는 기자가 되기 위한 노력 등을 측정하기 위한 자격시험”이라고 답했고, SBS의 한 기자(13년 차)는 “꼭 필요한 전형이라기보다는 지원자가 많은 상황에서 함께 일할 누군가를 뽑기 위해 마련된 절차”라고 했다. “일반적인 상식, 교양 등을 습득하거나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을 평가하기에는 도움이 되는 절차”라는 답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발전형이 실제 기자 생활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SBS의 한 기자(15년 차)는 “상식과 교양을 어느 정도 습득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고, 실제 기자 생활에서도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MBC의 한 기자(7년 차) 역시 “논술과 면접을 통한 현행 방식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기자생활에는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KBS의 한 기자(10년 차)는 “기자라는 일이 몸으로 부딪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만 뽑는다는 느낌”이라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지금의 전형만으로는 기자생활에 적합한 사회성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있었다.
“경험, 경력을 실질적으로 증명할 전형 필요”
입사·채용 방식에서 개선할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했다.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서류나 면접에서의 대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증명하도록 전형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인턴 과정을 통해 직무 적합성과 사회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현행 선발 방식에서 결여된 실무 테스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인턴평가의 경우 응시자들에게 시간적·경제적 손해를 입힐 수 있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기도 어려운 만큼 지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입사 전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신입사원 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SBS의 한 기자(6년 차)는 “기자를 선발하는 방식은 적합했지만, 수습 교육이 실무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정보공개청구나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 등 실무에 직접 도움이 되는 교육이 절실하다.”라고 답했다.
기본적으로는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는 답이 많았고, 현행 공개채용 전형에 대해 강한 부정을 하는 응답자는 없었다. SBS의 한 기자(15년 차)는 “입사 후 교육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 때문에 당장 방송에 투입할 수 있는 신입기자를 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다소 보수적이더라도 다양한 상식과 글쓰기 능력을 갖춘 기자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답했다.

Posted in 2016, 한국의 방송기자는?, 2016년 3·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