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방송기자대상 뉴스 부문_KF-X 기술 이전 거부 파문 연속 보도_SBS 김태훈, 이경원 기자

모두가 듣고도, 누구도 쓰지 않았지만

 

작년 9월 1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질의에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미국이 이전을 공식 거부했다.”고 답변했습니다. KF-X 핵심기술 이전 거부 파문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질의한 안 의원도, 국방위 동료 의원들도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4가지 핵심기술을 이전받지 못하면 KF-X를 2026년까지 개발하고, 이후 120대를 양산한다는 계획에 큰 차질이 불가피한데도 9월 17일 방사청 국감 때 최초 반응은 그랬습니다.

 

묻힐 뻔했던 KF-X 파문

대서특필은 못 할망정 핵심기술 이전이 최종 거부됐다는 사실은 알려야 했습니다. AESA 레이더, IRST, EO TGP, RF 재머 등 4가지 핵심기술들이 전문가 아니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고도의 기술 분야여서 2분이 채 안 되는 방송 리포트에 설명하기엔 벅찬 노릇. 방송에 모두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SBS 취재파일을 통해 9월 21일 <“미, 핵심기술 이전 거부”… 길 잃은 한국형 전투기>를 첫 보도했습니다.

인터넷 포털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국방부 출입기자와 국회 국방위 의원들은 “어차피 안 될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뉴스 소비자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기자의 눈과 시청자‧독자의 눈, 그리고 기자가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과 시청자‧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KF-X, 국책사업 되다

이 기사로 말미암아 미국의 KF-X 기술이전 거부 파문이 불거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KF-X 사업에 대한 유례없는 조사를 했고 외교안보수석은 경질됐습니다. 한미 정상회담도 핵심기술 이전 거부에 발목이 잡혀 빛이 바랬습니다. KF-X는 본격적으로 사업이 착수됐지만, 현재도 군 주변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놓고 온갖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파문은 KF-X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F-X 사업의 실태를 여실히 공개해 현실적으로 KF-X를 개발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몇몇이 숨어서 걱정하던 장막 속의 KF-X 사업은 이제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명실상부 국책사업이 됐습니다.

정부도 KF-X 핵심기술 개발을 위해 인력과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있습니다. KF-X가 멋진 미들급 전투기로 탄생해 2020년대 중반부터 대한민국 영공을 보란 듯이 비행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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