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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중시계 / YTN 우장균 기자 지음

회중시계
YTN 우장균 기자 지음 /
트로이목마 / 272쪽

기자가 소설을 쓰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닌데 어떻게 이 소설을 쓰게 된 건가요?
“평소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에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6년 2개월 해직 기간 가운데 3년 정도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1년 동안 뚜렷한 목적 없이 책을 읽었는데 8할이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역사책을 써보려 했으나 역사학자가 아닌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역사 소설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에 평소 존경하는 김구 선생을 다룬 소설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두 장의 사진이 큰 인상을 줬기 때문입니다. 세 발의 총탄 자국과 금이 간 유리창 너머로 백범의 죽음을 애도하며 엎드려 통곡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 그리고 백범의 회중시계와 윤봉길 의사의 회중시계가 나란히 전시된 또 다른 사진 한 장. 특히 회중시계 사진을 보는 순간 뭔가 전율 같은 것을 느꼈어요.”

소설을 쓰는 데 어떤 점이 어려웠습니까?
“소설가로서의 상상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허구의 인물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근데 더 어려웠던 건 실존인물이었어요. 소설에 나오는 김구, 이승만, 장택상, 유진산 등은 우리 현대사를 이끌었던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돌아가셨지만, 후손들이 있어 행여 명예훼손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책을 쓰기 전에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100권 가까이 읽으며 자료 조사를 했고, 1945~1949년 나온 영인본 신문도 꼼꼼히 살피며 메모했죠.”

뭐가 가장 아쉬운가요?
“주변에서 기대 이상으로 잘 썼다고 했지만, 쓰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건 제가 소설가가 아니라서 문장에 기사적인 딱딱함이 있다는 것이죠. 쓰고 몇 번 읽었지만, 그 한계는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박진감이었어요. 소설 속에는 실존인물이 있고 1949년 6월 21일부터 26일까지 5일의 기록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있죠. 거기에 맞춰 쓰다 보니 영화 대본처럼 써보겠다는 저의 욕심은 이뤄지지 못했어요. 훗날 저보다 훌륭한 영화감독이나 제작자가 이 소설을 모티브로 해서 영화로 만들기를 기대해요. 그런 의미에서 『회중시계』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북투필름’ 소설에 선정된 것은 고무적입니다.”

소설을 출간하고 나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건 뭔가요?
“주변에서 소설을 읽고 여러 얘기를 해 주었는데 주인공 정현우가 꼭 죽어야 했느냐는 반응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김구의 죽음을 왜곡하지 않는다면 정현우의 죽음도 피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가상의 인물인 정현우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겼다는 몇몇 독자들의 반응이 놀라웠어요. 사실관계를 다루는 기사와 달리 허구인 소설을 쓰는 묘미를 아주 조금 맛본 것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저와 함께 복직하지 못한 조승호, 노종면, 현덕수 세 명의 해직기자를 복직시키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이기 때문에 그 묘미를 다시 맛보는 고통과 즐거움은 그 뒤로 미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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