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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CNN의 뉴스 유통 다변화 전략_연합뉴스 미디어랩 한운희 박사

NBC 유니버설은 지난 8월 18일 버즈피드에 2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당시 버즈피드가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1). 아마존 최고 경영자 제프 베조스가 ‘워터게이트 특종’의 워싱턴포스트를 2억5천만 달러에 사들였고, 일본 닛케이사가 127년 전통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약 13억 달러에 인수한 것과 비교한다면, 버즈피드의 평가액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거대한 전통 미디어사가 설립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 미디어사에 이토록 높은 값어치를 매긴 이유는 무엇일까? NBC 유니버설에는 없지만, 버즈피드에 있는 두 가지 때문이다. 밀레니엄 세대인 18~34세로 구성된 주 사용자 층2), 홈페이지에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 미디어에 콘텐츠를 효율 높게 전달하는 시스템과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전략1: 소셜 미디어 대응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의 시대. 대다수 전통 언론사의 고민은 뉴스 ‘생산’보다 ‘유통’에 더 쏠려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유통 경로, 언론사 밖으로 확실하게 떠난 유통 제어권, 뉴스를 좀처럼 소비하지 않는 젊은 세대 등은 그 시름의 깊이를 더하는 요인들이다.
영국 BBC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곳곳에 자사의 뉴스를 침투시키는 전략을 구사해 이러한 문제를 풀고 있다. ‘BBC 쇼츠’Shorts는 BBC가 모바일과 소셜 미디어를 모두 공략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인 뉴스 상품이다3). BBC 쇼츠는 그날의 중요 이슈를 15초 안팎의 동영상으로 편집해 보여준다. 화면 비율 역시 1:1 정사각형으로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볼 때 별다른 화면 방향 전환 없이 편리하게 볼 수 있게 제작했다. 처음에는 사진과 동영상 중심의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는 페이스북, 유튜브, 방송 등에서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콘텐츠의 플랫폼 적용도를 높였다. BBC 쇼츠는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 아랍어, 아제르바이잔어 등 28개 언어로도 제공해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확장성도 확보했다.
미국 CNN은 체계적인 조직을 구성해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유통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CNN의 소셜 미디어 부서는 소셜 퍼블리싱팀, 소셜 수집팀, 소셜 TV팀으로 이뤄져 있다. 소셜 퍼블리싱팀은 CNN이 서비스하는 각 소셜 미디어에 가장 최적화한 형태로 뉴스를 편집해서 배포한다. 소셜 수집팀은 CNN이 올린 뉴스 콘텐츠가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살피고 현재 소셜 미디어상에서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한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CNN이 제작한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에 걸맞게 다시 가공하거나 새롭게 제작하는 것은 소셜 TV팀이 담당한다. 세 팀은 매일 아침 8시 ‘소셜 이슈 미팅’을 통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그날의 전략을 설정한다. 소셜 미디어 자체에서 소재를 발굴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각 소셜 미디어 환경에 걸맞게 콘텐츠를 제작·가공한 뒤, 이를 다시 소셜 미디어상에 배포함으로써 일종의 ‘소셜 서클’social circle을 완성하는 게 CNN 소셜 미디어 부서의 중요한 목표다.

전략2: 모바일 메신저 대응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언론사가 공략해야 할 중요한 유통 플랫폼 중 하나다. 모바일 메신저는 개인과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임과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고 상거래 행위를 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무엇보다 젊은 세대들이 ‘모바일 라이프’의 상당 부분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므로 가까운 미래의 뉴스 이용자 개발을 염두에 둔다면 놓쳐서는 안 될 플랫폼이다4).
CNN은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뉴스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스냅챗. 이는 하루 평균 약 1억 명이 접속해 이용하며 13~34세가 주사용 층인 동영상과 사진 중심의 모바일 메신저다5). CNN은 하루 5~7건 정도 ‘스냅(기사)’을 발행하는데, 짧고 감각적인 동영상, 화려하고 강렬한 그래픽 등은 다른 뉴스 유통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CNN이 스냅챗을 통해 10대 ‘고객’을 명확히 겨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사만다 베리 CNN 소셜 미디어 책임자는 “(스냅챗에서) 우리는 16살 소녀를 대상으로 콘텐츠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6).
프랑스 르 피가로Le Figaro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활용해 중국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르 피가로가 공을 들이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위챗WeChat. 이는 중국 최대 소셜 네트워크 기업인 텐센트 홀딩스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2015년 1월 21일 기준 월간 4억6천8백만 명이 이용 중이다. 르 피가로는 위챗 내에 ‘파리시크’Paris CHIC 공식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파리시크에서 다루는 기사는 라이프 스타일, 연예, 문화, 건강 등으로 한정돼 있다. 이러한 분야가 위챗 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생활을 동경하는 20~30대 중국인들의 심리를 꿰뚫어 콘텐츠를 배포하는 전략도 눈여겨볼 점이다. 지 타오 차이나데일리 유럽판 편집장은 르 피가로의 이러한 전략을 두고 “중국인에게 프랑스 라이프 스타일을 담은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7). 파리시크는 중국 내 젊은 이용자뿐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인 매체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콘텐츠 이식성과 확장성에 중점을 두는 BBC 역시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한 콘텐츠 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Line은 BBC 쇼츠를 유통하는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다. BBC는 라인에 BBC 뉴스 공식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2015년 8월 23일 현재 친구 수는 1백4만 명. BBC 쇼츠 동영상뿐 아니라 사진과 그래픽을 조합한 낱장의 카드뉴스 형식으로도 뉴스를 유통하고 있다. 앤드류 웹 BBC 쇼츠 편집장은 “BBC 쇼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공간이 라인”이라면서 뉴스 유통 채널로서 모바일 메신저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8).

전략3: 콘텐츠 유통을 위한 조직 개편
새로운 환경은 새로운 전략을 낳고, 새로운 전략은 조직의 변화를 자극한다. 새로운 유통 플랫폼에 대응하는 전략은 그에 걸맞은 조직을 필요로 한다. 앞서 소개한 언론사들 역시 이러한 요구에 빠르게 부응했고, 그 결과 경쟁 언론사보다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버즈피드는 강력한 데이터팀을 운영한다. 데이터팀은 자사의 콘텐츠를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소비하는지 끈질기게 추적해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각 콘텐츠를 어떻게, 어디에 배포할지 결정하며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쉴 새 없이 콘텐츠 유통 효율을 높인다. 수집하고 분석한 데이터는 유통 전략에만 반영하지 않는다. 콘텐츠 생산 기획·생산 단계에도 수혈돼 이용자가 소비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BFF(Best Friends Forever)팀은 버즈피드의 콘텐츠를 존재하는 모든 플랫폼에 흩뿌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사 홈페이지에 이용자가 얼마나 유입되는지는 관심 밖이다. 각각의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용자가 버즈피드의 콘텐츠를 자연스레 소비하기만 하면 된다. BFF팀의 활동 결과는 고스란히 데이터팀에서 받아 분석해 ‘플랫폼이 있는 곳이라면 버즈피드 콘텐츠가 존재하는’ 구조를 만든다.
CNN 역시 디지털 공간에서 자사의 콘텐츠가 소비되는 양상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팀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워 룸’Digital War Room이라 불리는 CNN 머니 뉴욕사무실은 뉴스 이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장비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데이터) 분석은 저널리스트를 더욱 좋은 스토리텔러로, 에디터를 더욱 좋은 데이터로 만든다.”고 강조한 사만다 베리 CNN 소셜 미디어 책임자의 말처럼 CNN의 소셜 미디어 전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립되고 집행된다9).

미디어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우리는 ‘생산자 입장에서’ 콘텐츠의 내용과 형식 변화만을 고민했던 것이 부지기수다. 소비자를 이해하는 가운데 생산한 콘텐츠가 어떤 경로로,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될지 이해하는 것에 콘텐츠 생산과 같은 수준으로 노력을 쏟아 부은 적이 드물다. ‘셀 수도 없이 늘어난 다양한 플랫폼에 어떤 방법으로 콘텐츠를 흘려보낼 것인가, 그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 다음 전략에 반영할 것인가, 누가 이러한 임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것인가’ 등에 관한 문제는 전통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되는 지금 우리가 풀어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이것이 앞서 소개한 해외 미디어사의 여러 사례가 머나먼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중요한 이유다.

 


 

1) Ramachandran, S., Alpert, L. I. (2015. 8. 18), Comcast Raises Its Bet on New Media, http://www.wsj.com/articles/comcasts-nbcuniversal-agrees-to-invest-in-buzzfeed-1439927427
2) 6월 기준 버즈피드의 순 방문자 수는 약 8천만 명인데 이 중 54%가 18~34세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고. Steel, M. (2015. 8. 12), NBC Universal Invests $200 Million in Vox Media, http://www.nytimes.com/2015/08/13/business/media/nbcuniversal-invests-200-million-in-vox-media.html
3) ‘BBC 쇼츠’의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bbcnews

4) Owen L. J. (2015. 8. 19), Messaging and chat apps continue their rise in popularity, especially among young people, http://www.niemanlab.org/2015/08/messaging-and-chat-apps-continue-their-rise-in-popularity-especially-among-young-people

5) 스냅챗 공식 홈페이지 자료 https://www.snapchat.com/ads/
6) 글로벌에디터스네트워크(GEN) 서밋 2015 질의·응답 중 밝힌 내용(2015. 6. 18. 스페인 바르셀로나)
7) 글로벌에디터스네트워크(GEN) 서밋 2015 발표 내용(2015. 6. 17. 스페인 바르셀로나)

8) News wants to streamline social news across multiple languages, http://www.niemanlab.org/2015/05/sharing-across-borders-how-bbc-news-wants-to-streamline-social-news-across-multiple-languages/
9) 글로벌에디터스네트워크(GEN) 서밋 2015 발표 내용(2015. 6. 18. 스페인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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