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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가 더 바쁜 ‘수상한 기자’

일시_ 2015년 4월 19일 장소_ 강릉시 사천면
인터뷰_ KBS 강릉 정면구 기자

강릉이 고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릉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네, 강릉 생활이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드는데요. 개인적으로 사람과 자동차가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 터라 비교적 한적한 이곳 분위기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자로서 농땡이를 피울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한 동네까지는 아니라, 일단 출근하면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일과를 보내게 되는데요. 이래저래 일과를 마치고 ‘가족으로 향하는 시간’이 짧다는 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쇼핑·공연 조금 불편해도 바다가 좋아”

‘가족으로 향하는 시간’이라는 표현을 들으니, 상당히 가정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족들도 강릉 생활을 좋아하는지요?
“일단 아이들이 바다를 좋아합니다. 또, 아내도 저와 비슷한 성향인지라 북적북적한 건 내켜 하지 않거든요. 다만 쇼핑이나 공연 등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주말을 이용해 나들이 겸 다녀오면 큰 문제는 없더라고요.”

마당 있는 집에 사는 재미

강릉이라는 지역도 지역이지만, 아무래도 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마당이 꽤나 넓은 집인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군요?
“굳이 커다란 도시에 살지 않는 상황에서 아파트를 고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아직 한창 뛰어놀 시기인지라, 눈치 보지 않고 열심히 뛰어놀 수 있는 그런 넓은 마당을 원했고요. 그런 찰나에 우연히 지금 집을 알게 됐습니다. 집이 완성되기 전이었는데, 덕분에 비교적 좋은 조건에 집을 살 수 있었고요. (그렇다고 해도 지금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기는 합니다만) 또, 이후에도 가족과 함께 조금씩 나머지 집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재미납니다.”

처음부터 구상하고 만든 집이 아니라면, 아쉬움도 있을 텐데요. 그래도 완전히 만들어진 집이 아니라서, 그런대로 재미를 느낄 것도 같네요. 어떤 부분이 재미있나요?
“요즘은 정원과 텃밭 가꾸기가 한창인데, 이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작년에 시험 삼아 작은 규모로 꾸며봤을 때는 괜찮았는데, 규모가 더해지니까 제법 힘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고사리손’ 아이들까지 힘을 보태주니, 밥 안 먹어도 절로 힘이 납니다.”

시골 사는 기자… 나만의 취재거리 찾는 재미

마을은 어떤가요? 강릉에서도 한참 변두리인 지역에 사는 셈인데, 마을 분들과는 잘 어울리시는지요?
“마을은 흔히 이야기하는 ‘시골’인데요. 연세가 모두 꽤 많으십니다. 환갑이 지났다고 해도, 경로당에 명함도 못 내밀 정도입니다. 그래도 농사를 지으셔서 그런지 다들 정정하시고요. 도심에서 접했던 젊은이들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생각을 만나게 됩니다. 한참을 마을 어르신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취재거리를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게다가 인심들은 또 얼마나 넉넉하신지, 재미난 마을입니다.”

그렇게 재미있으니, 퇴근 뒤에도 바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가 보네요. 기자 대신 건축가나 정원사로 전직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있는 시간 없는 시간 짜내고 짜내 작업을 하다 보니, 작업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봐요. 게다가 ‘도시에 사는 기자’보다 ‘시골 사는 기자’가 훨씬 적다는 희소성 부분에서 분명 경쟁력이 있지 않겠냐는 우스갯소리도, 가끔은 정말 맞는 소리처럼 들릴 때도 있고요. 직접 겪지 않고는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니까 말입니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괜찮다면 바비큐 파티에 초대를 좀 해주시죠. 시골 이야기와 함께 희소성 높은 취재거리도 좀 공유해주시고요.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안 그래도 파릇파릇 잔디가 올라오고 있어서, 바비큐 파티를 해야겠다 싶었거든요. 누구든 대환영이니 연락만 미리 주셔요, 그리고 거대한 사회 비리를 캐내는 ‘특종’까지는 아니겠지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또 다른 의미의 ‘특종’을 준비해두겠습니다. 기자처럼 바쁘게 일하는 직종도 없지요. 저도 이래저래 바쁜 삶을 보내고 있지만, 그 바쁜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만족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기자인가 봅니다.”

Posted in 2015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