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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없이 진실을 얘기하긴 어렵다”

일시_ 2015년 4월 22일 장소_ 서울 마포 뉴스타파
인터뷰_ 뉴스타파 최윤원 기자(데이터 리서치팀)

‘데이터를 저널리즘에 이식’한 기자라고 권 선배를 소개한 글을 봤다. 권혜진 선배는 그런 기자다. 그것도 10년 전부터. 지금은 데이터 저널리즘이란 용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10년 전에는 CAR(Computer-Assisted Reporting. 컴퓨터 취재 활용 보도)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당시 CAR 관련 글을 검색하다 보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권혜진이란 이름 석 자가 들어 있었다. ‘정치인 고위 공무원 사정 12년 탐사보도'(2005년), ‘6대 도시 화재신고-출동-진화시간 GIS 이용 첫 분석’(2006년) 등 당시 탐사보도와 CAR을 공부하던 나에게 선배의 보도는 교과서였다.

 
“기본적 데이터 스킬 익히면 취재영역 훨씬 넓어져”

데이터 저널리즘(또는 CAR) 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1991년에 해외 데이터베이스의 세계를 처음 접했어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직업을 모색하던 시기였지요. 미래 사회는 데이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시민의 편에 선 정보전문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어요. 그런 20대 시절의 생각이 언론사에 오면서 데이터 저널리즘과 탐사보도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아요.”

뉴스타파에 오기 전에는 신문사에서 일했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서 일했어요. 정보검색·CAR 기자로 일했는데 국내 언론에선 새로운 영역이다 보니 일을 가르쳐 줄 선배가 별로 없었어요. 어려움이 많았지요. 그러다 보니 뉴욕타임스 같은 해외 매체에선 어떻게 하는지 열심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멋진 보도들의 이면에는 리서처와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의 활약이 숨어 있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눈에 보였지요.”

일반 기자들이 통계나 웹 개발 지식 등을 공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익혀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또 어느 수준까지 필요할까요?
“(ICIJ와 함께 했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처럼 데이터가 중요한 취재 현장인 사건들이 늘어났어요. 일반 기자들도 기본적인 데이터 스킬을 익히면 취재의 영역이 훨씬 넓어집니다. 저는 우리나라 기자들이 매우 우수한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뻗치기’ 하는 그 열정으로 공부를 한다면 못할 게 없지 않을까요?(웃음)
구글 고급 검색, 검색되지 않는 웹(invisible web) 활용,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할 수 있는 피벗테이블과 기초적인 함수들만 익혀두어도 취재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빅데이터, 숨겨진 진실 파헤치는 강력한 무기”

저널리즘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모든 데이터가 진실을 알려주진 않지만, 데이터 없이 진실을 얘기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특히 사회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가 급증하는 빅데이터 시대로 진입하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되었습니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를 비롯해 전 세계 탐사 보도 매체들이 데이터 저널리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뉴스타파가 데이터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뉴스타파의 데스크급 기자들이 데이터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타 매체는 젊은 기자들이 데이터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기획해도 데스크가 이해를 못 해주는 상황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뉴스타파는 각 언론사에서 내로라하는 탐사보도 전문 기자들이 모인 곳이라 누구보다도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출입처 기자실 중심 취재 시스템에 뉴스타파가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정보공개법(FOIA)의 확대, 정부 3.0 등 공공 데이터의 개방, 오픈소스open source의 증가 등으로 출입처에 의존하지 않고도 취재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탐사보도에 새로운 자양분을 제공할 것입니다.”

요즘은 여러 곳에서 데이터 분석 기사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것들과 뉴스타파의 데이터 분석 보도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뉴스타파는 탐사보도의 기획 단계부터 리서치·데이터 기자가 결합해서 함께 뉴스를 만듭니다. 아무래도 연성 기사보다는 ‘원전묵시록 2014’, ‘정치 후원금 분석’ 등 정치·사회 아이템이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가급적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도 뉴스타파 데이터 프로젝트의 특징입니다. 저희가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면 타 매체 또는 시민들이 거기에서 또 다른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데이터 저널리스트의 출입처는 데이터”

데이터 리서치팀과 취재팀의 협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생각하시나요?
“많은 언론사가 데이터 저널리즘 도입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보도국에서 심심치 않게 데이터 전문가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취재 기자와 데이터 전문가, 어떻게 협업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기획 단계부터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참여시키는 것, 수평적 관계에서 서로 인사이트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서처와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출입처가 데이터’인 기자들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뉴스타파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꿈, 바람이 있으시다면?
“요즘은 많은 기자들이 데이터 저널리즘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 역시 관심이 높습니다. 하지만 교육 기회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뉴스타파가 그동안 쌓아온 전문 지식을 외부와 나누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각사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의 정보 교류나 같이 성장해 갈 수 있는 그런 프로젝트도 해보고 싶습니다.”

Posted in 2015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