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몫

지난 1월호에서 정치 분야로 시작한 ‘◯◯ 뉴스, 이제는 바꿀 때’ 특집이 세 번째를 맞습니다. 누구나 아는 문제점을 늘어놓고, 뻔한 대안을 제시하는 밋밋한 특집이라면 굳이 연속해서 다루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번 호 역시 그런 편집자들의 고집이 무모한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합니다. 언론학 박사인 KBS 정필모 위원의 총체적인 진단과 경제전문기자인 MBC 김상철 위원의 기사 쓰기에 대한 예리한 지적, 뉴스 아이템에 근본적 고민이 많은 SBS 하현종 기자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참고만 해도 방송뉴스는 분명 좋아질 것 같습니다. 문제는 늘 실천이고, 그 실천은 일차적으로 기자들의 몫입니다.

기자의 몫을 제대로 해보겠다며 뉴스타파로 옮겨 7년 만에 취재수첩과 마이크를 챙기고 나선 현덕수, 조승호 두 YTN 해직기자들이 일을 냈습니다. 입사 석 달밖에 안 된 이 ‘수습기자’들이 ‘MB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추적 보도로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수상했습니다. 마침 MB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다 일터에서 쫓겨난 그들이 MB 정부의 비리를 추적해 진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들의 복귀를 보며 긴장하는 이들이 또 있습니다. 지난 4월 30일 항소심에서도 전원 해고무효 판결을 받은 MBC 해직기자들입니다.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기약도 할 수 없지만, 언젠가 복귀해 다시 수첩과 마이크를 챙겨야 할 때는 YTN 해직기자들이 보여준 것처럼 ‘수습기자’의 자세로 돌아가 기자의 몫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박성호 본지 편집위원장(MBC 해직기자)

Posted in 2015년 5·6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편집자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