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언론을 권력의 노리개(玩具)로 보는 총리 후보

언론을 권력의 노리개(玩具)로 보는 총리 후보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꺼냈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돼, 해 안해? 야, 김 부장, 걔 안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

지난 6일 저녁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 특히 기자들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기자놈 너희들. 내게 밉보이면 바로 잘려’라고 외치는 듯한 공개 협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에게 제기된 잇단 의혹을 방송사 간부에게 전화해 실제로 막았다는 무용담에 너무 취한 탓인지 그는 평소에는 숨겨오던 언론에 대한 외압의 실체를 스스로, 낱낱이 공개한 것이다.

바로 얼마전까지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지냈던 정치인이었기에, 그가 다른 자리도 아닌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 후보이기에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 언론의 자유를 처참히 유린하는 그의 언행은 ‘누가 그 자리에서 그 얘기를 들었던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부정하고, 언론인을 자기 맘에 따라 자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런 초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행정을 관장하는 총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평소 친한 기자들과의 격의 없는 자리에서 이해를 구하다 나온 것인데 다소 거칠었다’는 해명은 오히려 ‘평소에는 하지 못한 말을 격의 없이 하다보니 그리 됐다’는 것으로 오히려 총리 후보자의 ‘진심’이 더욱 담겨 있다고 보는게 상식이다.

그도 그럴것이 불과 일주일 전에도 이완구 후보자는 KBS 보도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불리하게 나간 검증 뉴스(타워팰리스 양도소득세 논란/1.31 KBS 9시뉴스)를 인터넷에서 삭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지금도 당일 KBS 9시 뉴스 다시보기란에 가보면 유독 이 뉴스만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저 패널부터 막아했더니 바로 메모넣어 빼더라구’라며 거침없이 쏟아낸 방송 외압 발언들이 지금도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분이 대한민국 총리가 된다는게 우리는 두렵다. 그리고 한없이 부끄럽다. MBC, YTN과 같은 무도한 해고 사태가 다시 재연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단 말인가? 기자들을 자신이 가지고 놀다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버리고, 폐기처분할 수 있는 ‘완구’(玩具)로 보는 그의 언론관에 그렇지 않아도 백척간두에 처한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는 더욱 위태로워질 게 명확관화하다.

그간 언론에서 제기해 온 ‘병역 의혹, 부동산 투기 의혹, 박사논문 표절 의혹, 가짜 경력 기재 의혹’ 등등은 거론도 하지 않겠다. 기자의 목숨을 자기 기분에 따라 언제든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언론을 협박하는 정치인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총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더 이상 정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더 이상 언론과 언론인,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을 모욕하지 말고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2015년 2월 9일
방송기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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