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토픽, SNS와 포털 사이_다음카카오 정현주 카카오토픽 파트장

48-1 제목

2000년대 초반 싸이월드 돌풍의 중심에 섰고, 네이버 10년의 황금기를 함께하다 2년 전부터는 카카오의 변화를 준비하는 사람, 카카오토픽 정현주 파트장을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48-2 정현주다음카카오에서 만든 뉴스 앱, 카카오토픽을 사용해 보니 네이버 같은 포털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접한 사람들이 십여 년 동안(포털을 통해) 동일한 형태로 뉴스를 소비하다가 다른 선택이 있다는 점만으로도 호응한다는 것이 의외였어요. 그런데 결국 이것도 비슷한 서비스 아니냐는 피드백이 있긴 했죠. 지향 자체는 다릅니다. 비슷하게 느끼신다면 제가 잘못한 게 아닐까요(웃음).”

당초 서비스를 준비하실 때 이루고자 했던 바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카톡 쓰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대중교통, 카페 같은 곳에 사람들이 앉으면 제일 먼저 폰을 꺼내 카톡을 열고 대화 목록을 봐요. 그런데 실제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거든요. 읽었던 걸 또 읽어요. 사진도 열어 봤다가…. 사람들이 모바일에서 다른 행동을 할 여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여력으로 무얼 더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죠. 카톡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잖아요. 페이스북은 콘텐츠 서비스로 흐르고 있고요.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카톡 이용자들을 관찰하셨군요(웃음).
“전화나 문자, 카톡은 기본적으로 뭔가 왔을 때 반응하는 식의 ‘푸시’형 플랫폼이죠. 이게 자기가 원할 때 콘텐츠에 접근해 소비하는 ‘풀링’ 패턴과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좀 다르게 사람들이 다가가 소비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느꼈죠. 심심할 때 들어가 볼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줘야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요.
대한민국에 콘텐츠는 이미 많잖아요. 많은 카톡 사용자들의 대화 주제는 콘텐츠예요. 어떻게 하면 카톡 사용자와 콘텐츠를 만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이 있었죠. 콘텐츠가 생산됐는데 소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콘텐츠를 보기에 최적화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포털은 태생 자체가 PC에서, 그리고 검색부터 시작한 거잖아요.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데이터를 쌓고 메일도 쓰게 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하고요. 그 안에 여러 콘텐츠가 숨어 있지만, 보기에 최적화는 안 돼 있거든요. 이런 콘텐츠 읽기가 좀 더 쉬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포털에는 한 줄 한 줄씩 소개되는 콘텐츠를 좀 더 가독성 있게 잘 보이게 하려고 했어요.”

“포털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깃거리를 주고 싶어”

48-4 핸드폰포털과는 뭐가 다른 거죠?
“포털의 경우에는 모두가 똑같은 화면을 보잖아요. 그런데 모든 사람은 관심사도 연령대도 다 달라요. 포털 쓰면서 뭐가 불만이냐 했을 때 어떤 사람은 정치 뉴스가 많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연예 뉴스가 너무 많다고 해요. 모두 관심사가 다른데 같은 초기 화면을 보는 건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이용자가 직접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서 콘텐츠 접근 형태를 다르게 해야 한다고 봤죠.”

초기 메뉴 선택을 직접 할 수 있게 하는 플립보드Flipboard같은 형태인가요? 또, 페이스북처럼 카카오톡 이용자가 휴대폰에 저장된 지인들의 관심사를 받아보게 하려는 계획도 있나요?
“고민 중인 단계예요. 이용자가 관심 있는 부분을 직접 고를 수도 있고, 저희가 이용자의 관심을 추정할 수도 있죠. 전자가 맞다고 생각해요. 이용자가 관심을 설정하면 저희는 그 분야 기사나 정보를 모아서 유사한 것들을 보내주는 거죠. 이용자들의 관심사 등 데이터가 쌓이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고요. (전화기에 저장된 연락처를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개발자들은 기술적으로 세상에 불가능한 건 없다고 이야기해요. 카톡 사용자가 친구들하고 어떤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죠.”

방송뉴스 콘텐츠가 카카오토픽에 소개될 텐데, 아쉬운 점이 있으신지요?
“방송뉴스는 동영상인데, 지금은 소비 방식이 텍스트와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 리스트를 보다가 하나를 눌러서 영상을 보는, 텍스트를 읽는 거랑 똑같아요. 일단은 이 구조가 약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저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인스타그램을 자주 봐요. BBC 계정도 지켜보고요. 기자가 읽어주는 게 아니라 현장 그 자체의 모습에다 자막이 요약된 형태로 나오는데 임팩트가 있더라고요. 포맷이 다르죠. 일단 다른 시도를 하는 방송뉴스가 있다면 카카오토픽에 넣고 싶더라고요. 방송에 나간 뉴스를 가져와서 단지 카카오토픽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카카오토픽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엇을 이루고 싶으세요?
“이 서비스의 본질이 뭘까 고민을 많이 해요. 결국은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정보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1990년대 중반에는 야후 같은 곳에서 한 땀 한 땀 정보를 모아 디렉토리로 구성하면 이용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다녔고, 그 이후에는 ‘검색’이 있었던 것 같아요. 거대하고 정교한 검색 엔진을 만드는 게 본질이었죠. 소셜 네트워크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얼마큼 오래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이 10년을 왔죠. 그동안 사람들의 관계가 쌓였고, 그 사이에서 콘텐츠가 굴러다니는 형태의 서비스가 있었죠. 카카오토픽 같은 서비스는 그 중간 지점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어떤 특정 회사가 운영하는 콘텐츠 공급 형태는 오래가지 않는 것 같아요. 이용자들을 통해 콘텐츠가 최적화되고 정리까지 돼서 개개인에게 잘 배달되는 형태가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검색이랑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고, 소셜이랑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아이디어 좀 주세요(웃음).”

48-3 카카오토픽

Posted in 2015년 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뉴!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