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MBC, ‘페북’으로 서울 MBC 제친 비결은?_대구MBC 심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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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심병철전국MBC기자회가 페이스북 페이지인 ‘AllMBC’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다섯 달이 흐른 지난 11월, 광주MBC의 <법정을 울린 세월호 동영상> 기사가 페이지 운영자인 각 지회장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조회수가 약 90만에 근접했고, ‘좋아요’가 약 2만 명, 댓글도 무려 640여 건이나 되었다. 전국 방송 시청률이 1%일 때 약 10만 명이 시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 시청률 기준으로 9%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인 것이다. 요즘 서울 MBC의 시청률이 5% 안팎을 오르내리는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에 달하는 사람들이 이 기사를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 MBC를 통하지 않고는 다른 지역의 시청자들과 만날 수 없었던 지역 MBC로서는 정말 역사적인 기록을 올린 것이다.

노력으로 일군 뉴스 유통의 온라인 거점
‘AllMBC’는 온라인 공간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지역 MBC 뉴스를 살려내기 위해 지역 MBC 기자들이 벌인 처절한 몸부림의 산물이었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존 TV 뉴스나 신문, 잡지는 포털로 인해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리게 되었고, 지역 MBC와 같은 지역 언론은 더욱 더 소외되었다. 좋은 기사를 발굴해도 뉴스를 보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뉴스 시청률은 급전직하急轉直下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지역 MBC 기사를 전혀 접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MBC 경영진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지역 MBC 기자들의 좌절감과 자괴감은 더욱 깊어갔다.
그러나 지역 MBC 기자들은 이런 답답한 상황에 실망하면서 무기력증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었다. 2014년 6월, 전국MBC기자회는 18개 지역 MBC 지회장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전국MBC기자회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AllMBC’를 육성해 SNS상의 지역 MBC 뉴스 포털로 만들기로 결의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각 기자 회원이 매달 5천 원씩 내는 회비를 모아서 ‘AllMBC’ 페이지를 운영하는데 쓰기로 했다. ‘AllMBC’ 운영을 위한 별도의 인력은 없는 형편이어서 회원들이 직접 ‘몸 부조’를 하기로 했다. 각 지역 MBC 지회장들과 이 작업에 동참하려는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서 기사를 선별해 매일 포스팅했다. 어떤 열성적인 회원은 ‘카드뉴스’라는 새로운 형식의 뉴스를 도입해 기존 방송 뉴스를 재가공해서 올리기도 했다. 저녁 메인 뉴스 앵커인 한 회원은 뉴스 진행을 끝낸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서 밤늦은 시간까지 ‘AllMBC’에 기사를 올리느라 퇴근도 미뤘다. 이런 꾸준한 노력 덕분인지 차츰 괄목할만한 성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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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만나 날개를 달다
석 달이 지난 10월경부터 팬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AllMBC’를 키우기로 결의했던 6월 당시 팬 수가 1천 3백여 명에 불과했던 것이 10월경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계속 팬 수가 늘어나면서 서울 MBC는 물론 서울 KBS 페이지의 팬 수를 넘어섰다. 지역 MBC가 중앙 방송사를 제친 것은 아마도 창사 이래 처음일 것이다. ‘AllMBC’는 현재 팬 수가 약 2만 5천 명으로 페이스북의 방송사 페이지 가운데 SBS와 JTBC에 이어 당당히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MBC기자회 회원들도 이런 성과에 상당히 고무되었다. 우리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AllMBC’가 전국의 뉴스 수용자들과 만나는 창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면서, 지역 MBC 기자들이 설정한 의제가 전국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AllMBC’는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직능단체인 전국MBC기자회가 페이지 운영을 맡고 있다 보니 운영비용과 인력 등이 매우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열성적인 회원들이 근무시간을 마치고 개인 여가 중에 짬을 내 기사를 재가공하고 있지만, 좋은 기사를 찾아서 유통시키는 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또한, 기사의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광고 비용도 회원들의 회비로만 감당하다 보니 몇몇 소수의 기사들만이 광고를 할 수 있는 실정이다.

지역 뉴스의 미래, 함께 고민해야
지역 MBC 기자들의 언론자유 실천과 이익,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직능단체인 전국MBC기자회가 페이지를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애당초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옛말이 있듯이, 자신이 만든 기사에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기자들이 겁 없이 우물을 파기 위해 뛰어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페이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MBC 회사 조직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역 MBC 경영진들의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어렵게 만든 지역 MBC의 SNS 포털인 ‘AllMBC’는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고사할지도 모른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자신감은 다시 무기력과 좌절감에 자리를 내어주고, 온라인 시대에 지역 MBC 뉴스는 외딴 무인도로 기약 없이 내버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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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2015년 1·2월호, 격월간 방송기자, 뉴!미디어.